중동 긴장 완화에 현물 운임 50% 급락…단기 변동성 커져
중국, 이란산 원유 수입 사상 최고치…수요 하방 지지
중국, 이란산 원유 수입 사상 최고치…수요 하방 지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해운 전문 매체 리비에라와 유럽 선박 중개업계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그리스 선사 TMS 탱커스가 보유한 VLCC 두 척에 대한 1년 정기 용선 계약을 맺었다. 이 선박은 2022년 HD현대가 건조한 '카스파(Caspar)호'와 '드가(Degas)호'다. 두 선박 모두 배기가스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장착했으며, 용선료는 각각 하루 5만 6000달러(약 7580만 원)로 현재 시장 평균을 웃돈다.
선박 중개업체 MB십브로커스는 최신 친환경 VLCC의 1년 용선료 시세를 하루 약 4만 9500달러(약 6700만 원)로 보고했다. 최신 친환경·스크러버 장착 VLCC의 하루 평균 수익도 5만 3000달러(약 7174만 원) 수준으로, 여전히 수요가 탄탄함을 보인다. 장금상선이 시세보다 높은 비용을 치르고 안정적인 선박 확보에 나선 것이다. TMS 탱커스는 해당 선박 두 척을 2022년 그리스 아테니안 시 캐리어스로부터 재판매 형태로 인수했다.
◇ 지정학적 변수에 널뛰는 운임…안정세 찾는 시장
이러한 단기 운임 조정에도 업계에서는 VLCC 시장의 기초 여건이 여전히 튼튼하다고 평가한다.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선주와 용선주 모두 특히 연비가 우수한 친환경 고효율 선박을 중심으로 장기 계약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 ‘큰손’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사상 최고
중국의 원유 수입량 증가는 시장의 견조한 수요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다. 중국은 지난 6월, 하루 평균 180만 배럴이 넘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 기준으로도 6월 27일까지의 누적 평균 수입량은 146만 배럴로, 5월의 100만 배럴보다 50% 가까이 급증했다.
이러한 급증세는 이란의 5월 원유 선적량 확대, 중국 독립 정유사들의 재고 감소에 따른 저가 원유 선호 현상, 미국의 제재 완화 가능성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이란산 원유는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보다 할인 폭이 배럴당 2달러까지 좁혀졌음에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높아 중국의 수요가 쏠리고 있다. 사실상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중국이 사들이는 구조다.
이처럼 VLCC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로 단기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요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VLCC 수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앞으로 미국의 제재 정책과 중동 정세 변화가 2025년 하반기 VLCC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