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TSMC 애리조나 공장 '반미 편견·안전 경시' 소송 재점화

글로벌이코노믹

TSMC 애리조나 공장 '반미 편견·안전 경시' 소송 재점화

미국인 직원 배제·대만인 우대 의혹...전·현직 30여 명 "유해물질 노출·장비 미착용 압박"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를 상대로 애리조나 공장에서 미국인 직원 차별과 안전 관리 소홀을 주장하는 집단 소송이 다시 제기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를 상대로 애리조나 공장에서 미국인 직원 차별과 안전 관리 소홀을 주장하는 집단 소송이 다시 제기됐다. 사진=로이터
애리조나에서 TSMC 공장 건설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5(현지시각) 애리조나 패미리(AZFamily) 보도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를 상대로 미국인 직원 차별과 안전 관리 소홀을 주장하는 집단 소송이 다시 제기됐다.

지난해 1112명이던 원고는 이번 소송에서 전·현직 직원 30여 명으로 늘어났다. 원고들은 "TSMC 애리조나 공장이 미국인 근로자를 배제하고 대만 국적 비자 소지자를 우대하는 '반미 편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필립 스터빈스키(Phillip Sterbinsky) 전 선임 기술자는 법원 서류에서 "관리자들이 '멍청하고 게으르다'고 소리치며 모욕했다"고 적었다. 그는 "대만 직원이 '흑인은 게으르고 냄새 난다'고 말하는 장면도 봤다"고 진술했다. 스터빈스키가 2024년 부서를 떠날 때까지 해당 팀에는 중국인과 대만인을 제외한 직원이 그뿐이었다.
소송을 맡은 다니엘 코첸(Daniel Kotchen) 변호사는 AZFamily 인터뷰에서 "TSMC는 연방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기금을 받아 미국 내 일자리 확대를 약속했다""연방 기금을 받는 기업이라면 미국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마커스 에르난데스(Marcus Hernandez) 전 장비 기술자는 "6개월 근무하는 동안 개인 보호장비 없이 화학물질 밸브를 열도록 압박받았다"고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적었다. 소송장에는 "통상 안전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고위험 작업 절차가 무시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소송장에는 TSMC가 중국계 온라인 마켓 '테무(Temu)'에서 검증되지 않은 안전장치를 구매하려다 공장 직원들의 반발로 구매를 철회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테무는 PDD홀딩스가 운영하는 대표적 해외 직구 플랫폼으로, 중국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저가 상품을 공급하는 시장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계는 엄격한 안전 기준을 지키는 것이 기본 관행"이라며 "애리조나 공장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TSMC 본사 대변인은 "소송 내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면서도 "안전 절차와 다양성 정책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