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린직, 구글 본사 전격 합류... 제조사 종속 탈피한 ‘개방형 생태계’ 구축
2040년 3700억 달러(약 537조 원) 시장 겨냥, 소프트웨어 지배력 전이
국내 업계, 딥엑스(DEEPX) 등 ‘K-반도체’와 결합한 ‘온디바이스 지능’으로 맞불
2040년 3700억 달러(약 537조 원) 시장 겨냥, 소프트웨어 지배력 전이
국내 업계, 딥엑스(DEEPX) 등 ‘K-반도체’와 결합한 ‘온디바이스 지능’으로 맞불
이미지 확대보기구글이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로봇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인 ‘인트린직(Intrinsic)’을 본사 핵심 부서로 전격 편입시킨 것은, 20년 전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생태계를 평정했던 성공 방정식을 로봇 산업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인트린직은 알파벳의 문샷 팩토리(혁신 기술 개발 조직)인 ‘X’를 떠나 구글 딥마인드(DeepMind) 및 클라우드 부문과 한 몸이 됐다.
이는 인공지능(AI)이 모니터 속 텍스트를 넘어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의 전환점을 의미한다.
하드웨어 경계 허무는 ‘로봇 OS’의 공습… “플랫폼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인트린직의 전략적 지향점은 명확하다.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로봇의 ‘언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웬디 탄 화이트(Wendy Tan White) 인트린직 CEO는 “하드웨어나 AI 모델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특정 로봇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표준’을 제시해, 전 세계 로봇 개발자들이 인트린직의 운영체제(OS) 위에서 앱을 구동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화낙(FANUC)과 쿠카(KUKA) 등 세계적인 산업용 로봇 강자들이 구글의 우군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복잡한 코딩 없이 로봇을 제어하는 ‘플로스테이트(Flowstate)’ 플랫폼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맥킨지(McKinsey)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소프트웨어 지배력 전이로 인해 오는 2040년 범용 로봇 시장 규모는 무려 3,700억 달러(약 537조 24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하드웨어 제조 능력이 없어도 소프트웨어 플랫폼 하나로 전 세계 공장의 ‘통제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로봇의 반격… ‘새만금 거점’과 ‘온디바이스 칩’으로 독자 노선 구축
특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에 우선 투입해 실전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로봇의 뇌’를 외부에 맡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 팹리스인 딥엑스(DEEPX)와 공동 개발한 로봇용 AI 칩 ‘엣지 브레인’의 양산 체제를 갖췄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CES 2026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캔앤고(Scan & Go)’를 통해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독자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클라우드 기반의 범용 OS를 지향한다면, 한국은 보안과 실시간성이 중요한 현장형 ‘온디바이스 AI’로 승부를 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봇 종속’ 막으려면 소프트웨어 주권 지켜야
구글의 인트린직 본사 합류는 한국 로봇 산업에 중대한 갈림길을 제시한다. 구글의 편리한 플랫폼을 받아들여 하드웨어 판매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딥엑스 같은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와 결합해 독자적인 지능형 플랫폼을 지켜낼 것인지의 문제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조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운영체제 주권을 내주어 구글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의존해야 했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현대차그룹이 새만금 클러스터를 통해 확보할 대규모 양산 능력과 국내의 앞선 AI 반도체 역량을 융합해 한국만의 ‘로봇 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다.
2040년 500조 원의 로봇 시장은 단순히 잘 만든 기계의 시장이 아니라, 그 기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지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