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는 역대 최저인데 신규 채용도 급감...실업수당 수령자 197만 명 '4년 만에 최고'

지난 14일 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4만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가 폭은 시장 예상치(11만7500개)를 크게 웃돌았으나, 증가분의 85%가 교육·의료 분야에서만 발생했다고 미국 경제정책연구소 전 수석연구원인 마이크 콘찰(Mike Konczal)이 밝혀냈다.
지난 6일(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일자리가 있는 계층과 없는 계층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의 심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교육·의료업 비중 85%...백색·전문직은 '제로 성장'"
교육·의료 분야는 6월 총 14만7000개 신규 일자리 중 약 12만5000개를 차지했다. 반면, 전문직·비즈니스 서비스, 즉 화이트칼라 일자리 확대는 거의 미미해, 고용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노동시장에선 "교육·의료업 성장만으로 경제 전반의 활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 "해고는 없어도, 채용도 없다...'저고용 시장' 경고음"
지난달 해고 및 해직 건수는 18만8000건 감소해 수십 년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규 채용 건수도 11만2000건 줄어들어 팬데믹 이전 평균을 밑도는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아울러 실업수당 지속 수령자 수는 197만 명으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ADP의 수석경제학자 넬라 리처드슨(Nela Richardson)은 "고용 시장이 붕괴된 것은 아니지만, 역동성 부재와 이탈·고용 모두의 부족이 상반기에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 시세 표시기모건자산운용의 수석글로벌전략가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y)는 "적합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웠던 기업들은 경기 침체의 징후가 명확해질 때까지 해고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실업수당 지속 수령자는 197만 명으로 2021년 이후 최고를 기록해, 구직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고용 증가가 지속될지, 아니면 해고가 점증할지"가 향후 노동시장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AI 도입 가속화에 따른 업무 자동화와 기업들의 비용 효율화 전략을 지목한다. 노동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실험이 확대되면서, 백색·전문직 분야 이외의 고용은 사실상 '동결(frozen)' 상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편, 민간부문 해고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실업자들의 체감 고용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5월 실업수당 지속 수령자 수가 197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신규 채용 건수가 줄어든 만큼 구직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