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부스타 원두, 공급량 증가로 최고점 대비 40% 하락
베트남·브라질 생산 증가 전망, 아라비카도 하락세 동반
베트남·브라질 생산 증가 전망, 아라비카도 하락세 동반

런던 상품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로부스타 선물은 지난 6월 26일 미터톤당 3,459달러를 기록해 2024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현재는 톤당 3,6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해 2월 정점이었던 5,849달러와 비교하면 약 40% 하락한 수준이다.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공급 증가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5-26 마케팅 연도에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3,000만 개의 60kg 로부스타 포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는 과거 두리안과 후추 재배로 전환했던 농지가 커피 가격 상승과 두리안·후추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다시 커피 재배로 돌아가고 있다. 상품 전문 컨설팅 업체 J Ganes Consulting의 주디스 게인스 사장은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고 두리안과 후추 가격이 하락하면서 특정 지역이 커피 재배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상사 마루베니의 미치유키 츠시 커피 감독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브라질의 로부스타 생산량이 베트남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와 비교해 질병에 더 강하고 저지대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급 커피숍에서 주로 사용되는 아라비카 원두도 하락 추세에 있다. 뉴욕 선물시장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아라비카 계약 가격은 7월 2일 파운드당 279.6센트로 하락해 약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초 2025-26년 동안 아라비카 생산량 감소가 예상됐지만, 실제 감소폭이 당초 예상보다 덜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아라비카 가격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면서 더 저렴한 대안인 로부스타에 대한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커피 원두 가격 급등은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아지노모토 AGF는 지난 3월 7월 1일 배송분부터 다수 소비자 커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2024년 가격 상승은 생산국 농부들에게는 호재였다. 일본 무역회사의 원자재 조달 담당자는 "농부들이 서둘러 팔 필요가 없어져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추가 소득을 생산량 증대에 투자한다면 향후 가격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