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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신화 끝나나...중국 BYD가 전기차 왕좌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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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신화 끝나나...중국 BYD가 전기차 왕좌 차지

'기술 역전 드라마' 성공...중국서 21% vs 8% 압승
3년 만에 230만 대로 테슬라 170만 대 제쳐...자율주행 격돌
2020년 대비 10배 성장 신화...머스크 "중국이 이기고 있다"
BYD가 전기차에서 챔피언이 외었다. BYD 하이브리드 차량 '씰 06 DM-i 왜건'. 사진=BYD이미지 확대보기
BYD가 전기차에서 챔피언이 외었다. BYD 하이브리드 차량 '씰 06 DM-i 왜건'. 사진=BYD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앞질러 세계 1위에 오를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5(현지시각) 보도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BYD2025년 약 230만 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의 170만 대를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2022BYD 판매량이 테슬라와 비슷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역전하는 셈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BYD가 확실히 앞서고 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Automobility) 분석에 따르면 BYD2025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21%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는 8%에 그쳤다. 중국에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평가를 받는 테슬라가 2013년 중국 진출 이후 오히려 점유율이 하락했다.

◇ 기술 격차 줄어들고 제조업 혁신 가속화
불과 2022년 중반까지만 해도 BYD 임원들은 테슬라를 "모든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배울 수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BYD 리안 유보(Lian Yubo) 임원은 당시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매우 성공한 회사"라면서 "BYD는 테슬라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후 고위 경영진에게 침울한 평가를 내렸다고 전직 테슬라 임원이 전했다. 이 임원은 "머스크는 BYD 공장, 비용, 기술을 보고 중국이 전기차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 엔지니어링 전문업체 케어소프트(Caresoft)의 매튜 바차파람필(Mathew Vachaparampil) CEO"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배우고 혁신하는 속도 덕분에 전기차 전환에서 유럽과 일본 경쟁업체를 따돌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 미국, 일본 기존 제조업체들은 테슬라 기술이 자사 차량에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중국은 일론 머스크가 선두주자라고 인정한다"면서 "이제 테슬라 기술을 모방할 뿐만 아니라 매우 빠르게 개선한다"고 평가했다.

케어소프트 분석에 따르면 BYD는 다양한 자동차 부품과 재료에 대해 약 100가지 비용 절감 방법을 도입했다. 테슬라가 이를 채택하면 차량당 350~885달러(48~122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 반대로 BYD가 브레이크 시스템과 열교환기 장비에 사용한 테슬라 아이디어 일부를 적용하면 차량당 최대 1860달러(257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중국분석센터 연구원 리지 리(Lizzi Lee)"인프라에 대한 수년간의 투자, 공급망 클러스터링, 엔지니어링 인재를 포함한 중국의 제조업 생태계가 BYD가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긴밀하게 짜인 생산 체인을 통해 더 빠르게 반복하고, 비용을 더 효과적으로 절감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율주행 기술 경쟁 본격화

BYD는 지난 2월 설립자 왕 촨푸(Wang Chuanfu) 회장이 선전 무대에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선구자인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신의 눈(God's Eye)'을 공개하면서 자율주행 분야에 본격 진출했다. 한 달 후에는 5분 만에 약 470km 주행 거리를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 충전 시스템도 발표했다. 이는 테슬라가 같은 수준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다.

중국 IMD 혁신 및 전략 교수 마크 그리븐(Mark Greeven)"왕 회장이 배터리 기술에서 소프트웨어와 칩 개발로 발전하는 동안 머스크가 공에서 눈을 뗐다"면서 "테슬라는 후퇴했고 BYD는 그 시간을 따라잡는 데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BYD는 대부분 모델에 '신의 눈'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할 계획이다. 컨설팅업체 시노오토인사이트(Sino Auto Insights) 설립자 투 레(Tu Le)"BYD가 현재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데이터 양이 핵심"이라면서 "BYD가 해마다 판매하는 430만 대 차량이 곧 회사 알고리즘을 훈련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YD의 연간 매출은 2024년 처음으로 1000억 달러(1386500억 원)를 넘어섰다. 반면 테슬라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본거지인 오스틴에서 한정 출시한 후 대규모로 제공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현재로서는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테슬라는 99% 시장 점유율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슬라 시장 가치 약 1조 달러(13865000억 원)는 투자자들이 머스크를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BYD는 다양한 저렴한 전기차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소프트웨어 중심 그룹으로 간주하지 않아 약 1400억 달러(1941000억 원) 가치에 그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데이터 수집과 전송에 대한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스크는 중국이 테슬라가 중국 차량에서 생성한 주행 비디오를 국외로 전송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분리된 학습 과정으로 이어져 중국 버전 완전자율주행(FSD)의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BYD 스텔라 리(Stella Li) 부사장은 올해 FT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테슬라와의 경쟁이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BYD를 더 나은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