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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IPO 급증에 홍콩 '패밀리 오피스' 러시… 부유층 자산 관리 허브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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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IPO 급증에 홍콩 '패밀리 오피스' 러시… 부유층 자산 관리 허브 '굳히기'

올해 상반기 홍콩 증시 상장 中 본토 기업 44개사, 자금 조달 132억 달러 '활황'
'지리적 근접성·투명한 규제·경쟁력 있는 세금' 강점… 자산 다각화 수요 '급증'
중국 본토 기업들의 홍콩 신규 상장이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주들이 기업공개(IPO) 이후 홍콩에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하는 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본토 기업들의 홍콩 신규 상장이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주들이 기업공개(IPO) 이후 홍콩에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하는 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본토 기업들의 홍콩 신규 상장이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주들이 기업공개(IPO) 이후 홍콩에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를 설립하는 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홍콩이 중국 본토 부유층의 자산 관리 허브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최대 20억 달러의 자산을 감독하는 자산운용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 기업 주주들이 홍콩 IPO 급증에 힘입어 ‘패밀리 오피스’ 설립에 관심을 쏟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오크와이즈 캐피털(Oakwise Capital)의 왕 펑위(Wang Fengyu) 회장은 "이번 주에만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 두 명을 만났고, 오늘 밤에는 또 다른 고객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설립된 오크와이즈 캐피털은 최소 진입 기준 1억 달러의 멀티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며 10개 고객에게 총 15억~2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 고객 중 약 70%는 시가총액 50억 홍콩달러(약 8,800억 원)에서 500억 홍콩달러에 이르는 홍콩 상장 기업의 주주였다. 왕 회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이러한 고객들의 수요가 증가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더 많은 본토 기업들이 주식 매각을 위해 줄을 서면서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증권 거래소는 7월 16일 현재 50건의 상장을 주최하여 총 158억 달러(약 21조 8천억 원)를 모금했다. 이 중 44개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출발했으며, 런던 증권 거래소 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모금된 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의 주요 거래 중에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52억 달러 규모 주식 매각)과 제약 회사 장쑤 헝루이 파마슈티컬스(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 12억 6천만 달러 공모) 등이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CATL의 시가총액은 1,656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헝루이의 시가총액은 536억 달러에 달했다.

왕 회장은 "사업주들, 특히 첫 해외 상장을 하는 사업주들은 종종 상당한 해외 자산을 얻게 된다"며 "그들 중 일부는 국제 시장에서 자산 배분을 다각화하려고 하는데, 이로 인해 가족 자산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에 상장하는 본토 기업의 수가 급증하면서 홍콩의 자산 관리 및 패밀리 오피스 부문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홍콩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 또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왕 회장은 믿었다.

홍콩의 개편된 자본 투자 진입자 제도는 주식, 채권, 보험 및 부동산에 3천만 홍콩달러(약 52억 원)를 투자하는 고액 자산가가 거주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폴 찬 모포 홍콩 재무장관은 지난 6월 1,400건의 신청을 받았으며 미화 5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지난해 디지털 자산을 가족 소유 차량의 적격 자산으로 포함하도록 세금 감면 확대에 관한 협의 문서를 공개했다. 왕 회장은 부유한 사람들이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부를 보존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본토 기업의 주주들에게 홍콩의 지리적 근접성, 투명한 규정, 경쟁력 있는 세금 시스템, 정교하고 개방된 시장은 홍콩에서 부를 숨기고 늘리도록 계속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6월 현재 홍콩에는 약 2,700개의 부유한 ‘패밀리 오피스’가 설립되었으며, 찬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에 그 수가 3,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자산 수탁 및 핀테크 자산 솔루션 제공업체 FGA 트러스트(FGA Trust)의 헬렌 첸(Helen Chen) 최고 전략 책임자는 점점 더 많은 본토 기업가(대부분 의류 및 소비재 부문에 종사)들이 홍콩에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들은 투자 기회에 접근하는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홍콩의 자본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딜로이트 차이나의 홍콩 세금 및 비즈니스 자문 리더인 앤서니 라우는 ‘패밀리 오피스’ 설립이 은행가, 변호사 및 전문 당사자에게 혜택과 기회를 제공했으며, 직접 투자 외에도 일자리 창출, 인재 풀 확대, 주택 및 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 등 홍콩 경제에 추가적인 이점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