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후원받아 군용 드론부터… 10년 내 EV 대형 배터리까지

지난 24일(현지시각) 슈퍼카 전문 미디어 슈퍼카 블론디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의 지원을 얻은 라이던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 니켈, 흑연 없이 쓸 수 있는 ‘리튬-황(Lithium-Sulfur, Li-S)’ 배터리를 차세대 동력원으로 개발하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미국 안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을 쓴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 배터리는 주로 중국산 재료에 의존하지만, 라이던은 가격이 저렴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적은 유황을 활발히 활용한다. 유황은 주로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원가가 낮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에서 요구하는 내구성 확보가 어려워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라이던은 올해 안에 군사용 드론에 쓸 수 있는 소형 리튬-황 배터리를 처음 생산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대에는 전기차에 쓸 대형 배터리로 규모를 키울 청사진을 갖고 있다. 현재 베이 지역 근처 리튬금속 배터리 공장과 폴란드 리튬이온 공장 두 곳을 사들여 리튬-황 배터리 생산 시설로 바꾸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가볍다. 하지만 ‘폴리황화물 셔틀’이라 부르는 화학 반응으로 배터리 성능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에 필수적인 천 번 이상 충방전을 견디는 내구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소재 과학 스타트업 라이던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3차원 그래핀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이 그래핀은 유황이 분해되지 않도록 잡아줘 배터리 수명을 늘린다. 아울러 자체 기술로 만든 리튬 금속 음극도 배터리 내구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리튬-황 배터리가 전기차에 필요한 내구성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리툼-황이 기존 리튬이온을 이어갈 새로운 배터리 후보”라는 평이 나온다. 무엇보다 유황이 값싼 자원이고 미국 내에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 배터리 원자재를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 중국도 추격 중
한편, 중국도 리튬-황 배터리를 연구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5억 4천만 톤 규모 리튬 광산을 새로 찾으며, 세계 리튬 정제 능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미국 모두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까지 최소 5년에서 1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슈퍼카 블론디 보도에 따르면, 라이던은 “중국산 코발트·니켈·흑연 대신 미국산 자원을 쓰고 무역 관세 영향을 피하는 지속 가능한 배터리 공급망을 만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군사용 드론부터 시작해 10년 안에 민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려는 준비에 한창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