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웨어 법원 무효화된 69조 주식 옵션 대신 32조 원 신규 주식으로 ‘AI 전환’ 가속

더 인포메이션은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에서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237억 달러(약 32조 8000억 원) 상당의 신규 주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델라웨어 법원이 무효화한 기존 500억 달러(약 69조 2400억 원) 규모 주식 옵션을 대신하며,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게 하려는 조치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 결정을 설명하는 서한에서 테슬라가 전기차에서 "AI, 로봇공학 관련 서비스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머스크가 "테슬라 인재를 끌어오고 붙잡아두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새로운 보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xAI 자금난 해소 차원 테슬라 통합 논의
xA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조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xAI는 지난달 투자자 중 하나인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를 설득해 xAI에 임대할 칩 구매를 위해 120억 달러(약 16조 6100억 원)를 모금했다. 이는 머스크가 xAI 사업에 자금을 조달할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다.
테슬라는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현금과 단기 투자만 해도 370억 달러(약 51조2,3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자금을 xAI에 투입하면 xAI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 합병 논의와 머스크의 딜레마
머스크가 테슬라 이사회에서 xAI 투자 여부를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뒤, 두 회사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최근 몇 주 동안 돌았다. 머스크는 지난 7월 엑스(X)를 통해 "내가 결정할 수 있었다면 테슬라는 오래전 xAI에 투자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관련 사항에 대해 주주들의 표결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테슬라와 xAI를 합병하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아니오”라고 답했다.
웨드부시 분석가 댄 아이브스가 테슬라 이사회가 xAI 합병을 위한 길을 마련하고, 머스크의 비테슬라 사업도 감독하기 위해 머스크의 의결권 지분을 25%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을 때, 머스크는 "닥쳐, 댄"이라고 답했다. 이 문제가 테슬라의 중요한 문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인재 확보 경쟁을 줄일 뿐만 아니라 테슬라가 xAI 인재를 활용하는 것을 더욱 쉽게 할 것이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개발 야망과 로봇 개발 노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xAI의 경우, 테슬라와의 합병은 절실히 필요한 자금 조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머스크는 자체 AI 모델과 데이터 센터를 개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플랫폼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와 칩 구매에 필요한 수백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수익성 높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를 팔아서 돈을 버는 테슬라와 아직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 없이 AI 연구에만 돈을 쓰고 있는 xAI 사이에 합병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xAI는 자금 압박이 심한 데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전기차를 넘어 로봇과 로보택시 사업으로 키우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므로 두 회사를 합쳐 테슬라의 안정적인 현금을 xAI의 연구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머스크가 전반적인 확장 작업을 한결 수월하게 진행하려면 이 두 기업의 합병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머스크는 아직 이를 부정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