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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SK온, 켄터키 배터리 공장 생산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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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SK온, 켄터키 배터리 공장 생산 개시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2공장 가동은 연기
중국 견제 반사이익 기대 속 현지 생산 거점 확보
블루오벌 SK 켄터키 공장이 19일(현지시각) 픽업트럭과 상업용 화물 밴에 탑재될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블루오벌 SK이미지 확대보기
블루오벌 SK 켄터키 공장이 19일(현지시각) 픽업트럭과 상업용 화물 밴에 탑재될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블루오벌 SK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포드자동차와 SK온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 SK'가 켄터키주 글렌데일 1551에이커(약 627만㎡) 터에 세운 공장에서 생산을 본격 시작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테네시주 스탠턴에 짓고 있는 2공장 가동은 시장 상황에 따라 늦추기로 했다.

블루오벌 SK는 이날 켄터키 1공장에서 미국 시장 주력 차종인 픽업트럭과 상업용 화물 밴에 들어갈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1년 두 회사가 총 58억 달러(약 8조 956억 원) 투자를 발표하고 2022년 합작법인을 세운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블루오벌 SK의 마이클 애덤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켄터키 1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할 배터리를 만들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번 생산 시작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 자리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켄터키주 역사상 단일 투자로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 공장은 현재 1450여 명을 고용했으며, 앞으로 공장을 모두 가동하면 고용 인원은 5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켄터키주의 앤디 버시어 주지사는 "이번 투자는 켄터키를 전기차 혁신 중심지로 만들었고, 관련 산업 단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 '장밋빛 전망' 속 숨은 가시…美 EV 시장 둔화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장은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전망이 낮아지는 가운데 문을 열었다. 자동차 전문 분석기관 콕스 오토모티브의 켈리 블루북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라 오는 9월 말 끝나는 최대 7500달러(약 1046만 원) 연방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는 막판 수요가 잠시 늘었지만, 전기차 보급의 주요 걸림돌인 충전 설비 투자 위축 등과 맞물려 장기적인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해 블루오벌 SK는 테네시주 스탠턴에 짓고 있는 2공장 가동 목표 시점을 애초 2025~26년에서 2027년으로 늦췄다.

◇ 공급망 다변화·현지 생산 확대로 미래 대비

한편 포드는 배터리 공급처를 늘리는 전략에 따라 루이빌 내연기관차 공장을 전기차 조립 공장으로 바꾸는 등 총 50억 달러(약 6조 9770억 원) 규모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특히 3만 달러(약 4186만 원) 미만 보급형 전기차에는 SK온뿐 아니라 중국 CATL 기술로 만든 배터리를 쓸 계획이어서 앞으로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온은 현대자동차와도 조지아주에 합작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는 우리 배터리 업계에 부담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으리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켄터키 1공장 가동으로 포드와 SK온의 합작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동시에 시장 수요 둔화라는 현실에 맞춰 2공장 가동을 늦추는 유연성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SK온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늘려 전략적으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