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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독일 기가팩토리 화재로 유럽 생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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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독일 기가팩토리 화재로 유럽 생산 차질

유럽 베스트셀러 '모델 Y' 생산 차질 불가피
판매량 33% 급감 속 BYD 등 중국 전기차 맹추격
독일 그뤼네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화재로 인해 유럽 시장의 주력 모델인 '모델 Y' 생산에 차질이 예상되며, 이미 33%나 급감한 판매량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그뤼네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화재로 인해 유럽 시장의 주력 모델인 '모델 Y' 생산에 차질이 예상되며, 이미 33%나 급감한 판매량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전기차 선도 기업 테슬라의 유럽 생산 거점인 독일 기가팩토리에서 불이 나 일부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유럽 최고 인기 차종인 모델 Y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판매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터에 터진 이번 사고로 테슬라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독일 언론 한델스블라트는 21일(현지시각) 지난 18일부터 부분 폐쇄에 들어간 기가팩토리의 화재 소식을 보도했다. 불은 수도 베를린 인근 그뤼네하이데 공장의 배터리 팩 생산 라인에서 났으며, 직원들은 긴급히 대피했다. 현재 공장 부지 일부는 통제선이 설치돼 접근이 막혔다. 테슬라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2% 내린 320.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테슬라는 3거래일 내리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들어 주가는 약 20% 떨어졌지만,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하면 45% 올랐다. 이날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0.4%, 0.3%, 0.3%씩 함께 내렸다.

◇ 잇단 방화·시위에 몸살...독일 공장 수난사


2022년 3월 가동을 시작한 그뤼네하이데 공장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공장은 유럽 시장 최고 인기 차종인 중형 SUV 모델 Y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3월에는 송전탑 방화로 공장 전체가 멈추는 일을 겪었다. 당시 '불카노 그룹'이라는 좌파 급진 단체가 이를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했다. 또한 공장 확장 계획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들이 '삼림 훼손과 지하수 고갈'을 우려하며 경찰과 격렬하게 부딪치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테슬라가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는 가운데 일어나 우려를 더한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 협회(ACEA)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 상반기 유럽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줄었다.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는 58%나 곤두박질치며 9000여 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인 중국 BYD는 무서운 성장세로 6200여 대를 팔아 테슬라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런 판매 부진 배경에는 독일을 포함한 유럽 여러 나라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기 둔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가 자리 잡고 있다. BYD 말고도 MG, 니오(Nio) 같은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유럽 고급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 단기 실적 악화에도...미래 기술에 쏠리는 눈


시장에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예측 불가능한 정치 행보가 잠재 고객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터리 팩 제조 라인 정상화가 늦어진다면, 주력 차종인 모델 Y의 유럽 공급에 직접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단기 실적 악화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는 물론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저장 사업 같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지난 6월 22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악재 속에서도 테슬라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골드만삭스가 꼽는 '헤지펀드 VIP 리스트'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이 목록에서 테슬라는 17개 주요 헤지펀드가 많이 보유한 종목으로 30위를 기록했다. 이 목록에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같은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