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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로템, 무인차량 'HR-셰르파' 폴란드서 공개…유럽 시장 공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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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로템, 무인차량 'HR-셰르파' 폴란드서 공개…유럽 시장 공략 시동

2024년 시제품서 진화…실전 투입 가능한 '전투준비태세' 완성
K2 전차 이어 무인체계로 폴란드와 협력 강화…나토 군 현대화 수요 공략
현대로템이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했다. 지난해 시제품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이번 모델은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전투준비태세' 완성형으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에어리스 타이어,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사진=아미 레커그니션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로템이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했다. 지난해 시제품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이번 모델은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전투준비태세' 완성형으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에어리스 타이어,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사진=아미 레커그니션
미래 지상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으는 무인지상차량(UGV) 분야에서 한국 방산 기술력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뤘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의 양산형 모델을 처음 공개하고 유럽 무인체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기술실증 시제품 단계를 넘어, 실전 투입이 가능한 최종 '전투준비태세' 완성판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방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방산 전문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4일(현지시각) 현대로템 쪽 정보를 인용해, 이번에 공개된 양산형 HR-셰르파가 지난해 같은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기술실증 시제품에서 크게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시제품이 초기 검증과 마케팅을 위한 단계였다면, 2025년형 모델은 시제품 평가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첨단 체계와 정교한 공학 기술을 통합한 최종 완성형이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 독자 기술로 무장…다목적 임무 수행 '척척'


HR-셰르파는 6x6 구동 방식의 전기 무인지상차량으로, 자율주행 능력과 피격 때에도 기동성을 보장하는 공기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탑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찰, 군수지원, 환자 후송, 화생방 탐지는 물론 원격 화력 지원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2018년 첫 구상 개발 이후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획득사업 등을 거치며 여러 지형과 임무 환경에서 혹독한 성능 시험을 통과했다.

양산형 모델의 핵심 특징은 바퀴 내부에 모터가 달린 '독립 구동 인휠모터'와 모듈형 설계에 있다. 인휠모터 방식은 각 바퀴를 따로 제어할 수 있어 바퀴 한두 개가 파손되어도 계속 기동할 수 있고, 기존 구동축 방식과 비교해 공간 효율성과 경량화를 이뤘다. 특히 전기 구동 체계는 잠행 능력을 극대화하고 열상 신호를 최소화해 잠복 감시 작전에서 생존성을 크게 높인다. 강화된 차체와 모듈형 장비 거치대로 감시, 보급, 화력 지원 등 주어진 임무에 맞춰 신속하게 차체를 재구성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모델에는 7.62mm 기관총과 전자광학 조준 체계가 통합된 원격사격통제체계가 장착돼, 경계 방어와 호위 임무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할 전망이다.

◇ K2 전차 이어 폴란드 공략…K-방산 영토 확장 신호탄


폴란드에서 HR-셰르파가 공개된 것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로템은 이미 K2 주력전차와 현지화 모델인 K2PL을 납품하며 폴란드군의 핵심 협력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HR-셰르파 공개는 K-방산의 영토를 유럽의 무인체계 시장으로 넓히려는 분명한 신호탄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현대로템의 이러한 행보는 로봇과 자율 체계를 강조하는 나토(NATO)의 군 현대화 방향과도 맥을 같이한다. 지역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차세대 지상군 전력 증강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폴란드에 HR-셰르파는 고위험 환경에서 군수 자동화와 전장 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강화된 센서와 통신 체계를 바탕으로 아군 전투부대와 유기적인 협동 작전, 즉 유무인 복합운용(MUM-T)을 할 수 있어 현대전의 요구 조건에 완벽히 들어맞는다.

MSPO 2025에 등장한 HR-셰르파 양산 모델은 현대로템 무인체계 기술의 성숙도를 입증하는 동시에, 유럽 방산 시장에서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을 상징한다. 하이브리드전과 기술 우위 확보가 미래 전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HR-셰르파와 같은 다목적 무인 차량은 현대 지상군의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꾸준히 고도화하는 한편, 이미 한국의 최전방 일반전초(GOP)와 비무장지대(DMZ) 같은 민감한 지형에서 운용 신뢰성 검증을 마쳐 기술적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