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 입법 성과로 내세운 ‘빅 뷰티풀 빌’이 되레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 지표 악화와 여론 이탈이 맞물리며 ‘경제 불황 인식’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경제 지표와 무관하게 미국민 다수가 ‘경제가 나빠졌다’고 느끼는 이른바 ‘체감 불황’에 빠졌다는 얘기다. 빅 뷰티풀 빌은 지난 2017년의 감세를 연장하면서 메디케이드와 사회안전망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 핵심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관한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인플레이션 불만 속 지지율 추락
◇ 비판 쏟아지는 대표 입법
트럼프 대통령이 세게 밀어붙인 ‘빅 뷰티풀 빌’은 2017년 감세를 연장하면서 메디케이드와 사회안전망을 축소한 조치다. 악시오스는 “최근 수년간 나온 주요 입법 가운데 가장 인기가 없는 법안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의회예산국(CBO) 분석에 따르면 최하위 25% 가구는 손해를 보는 반면 고소득층은 이익을 얻는 구조다. 이 때문에 트럼프 캠프는 최근 비공개 의원 설명회에서 해당 법안을 ‘서민가정 세액공제법’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 펀더멘털도 흔들
물가 상승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면서 더 가팔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부족과 연말 소비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고용시장도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실업자가 구인 건수를 웃돈 것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역시 관세 수혜가 예상됐지만 6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이며 일자리까지 줄고 있다.
◇ 백악관 “경제 근본은 탄탄” 반박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 지출, 기업 투자, 주식시장 호조가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쿠시 데사이는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정은 32조 달러(약 44경400조 원) 규모, 12억 인구 시장을 열었다”며 “사상적 규제 완화와 노동계층 감세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초당파적 분석에 따르면 평균 미국 가구는 2026년 약 3752달러(약 526만 원)의 세금 감면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다만 이는 기존 세율 대비 계산치일 뿐 현행보다 줄어드는 혜택은 아니다.
◇ 남은 카드 ‘여론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핵심 경제 법안을 의회를 통과시킨 만큼 추가 정책 수단은 제한적이다. 금리 인하 압박이나 일부 관세 환급 정도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는 광고와 메시지 전략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막대한 선거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바이든 전 대통령의 교훈을 다시 배우게 될 수 있다. 국민의 체감 경제가 나쁘면 그 어떤 홍보도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