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석유회의서 투자 의향 공식 발표
중유 업그레이드·석유화학 부문 집중…싱가포르와 차별화된 전략
중유 업그레이드·석유화학 부문 집중…싱가포르와 차별화된 전략

셰브론의 브랜트 피쉬 사장은 8일 아시아태평양 석유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많은 투자"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석유 메이저가 아시아 시장에서의 투자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주목된다.
피쉬 사장은 "한국과 같이 석유화학과 중유 업그레이드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 싱가포르와 같은 정유소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고 자본 성장 주기의 대부분 부분에서 실제로 더 나은 수익을 얻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셰브론이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국가별로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석유화학과 중유 업그레이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기존 정유 시설의 효율성 제고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특히 중유 업그레이드 분야는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 황 함량 규제 강화 등으로 저황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유 업그레이드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형 석유화학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셰브론의 투자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메이저의 선진 기술과 자본이 유입되면서 기술 혁신과 설비 현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아시아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석유화학과 정유 부문의 전략적 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러한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동시에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친환경 석유화학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셰브론의 한국 투자는 단순한 설비 투자를 넘어 기술 협력과 인력 교류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셰브론의 투자 발표가 다른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 에너지 허브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투자 계획, 시기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양국 간 협상과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등이 구체화되면서 투자의 윤곽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