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블룸버그 등이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네팔 시위는 정부가 지난 5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26개 SNS의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시작됐다.
실제 이번 시위의 특징은 주최 측이 'Z세대 시위'라고 표현할 정도로 젊은 층이라는 점이다.
네팔 청년들은 이른바 '네포 키즈'(nepo kids)로 불리는 고위층 자녀들이 사치스러운 생활과 많은 특권을 누리는 반면, 대다수 청년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네팔 인구 3천만명 가운데 20% 이상이 빈곤층이며 2022∼23년 기준 15∼24세 실업률은 22%를 넘었다.
또 네팔 정부는 매일 청년 2천명 이상이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팔 정부는 가짜 뉴스 문제로 신고되지 않은 SNS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셧다운을 명령했다.
이에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반부패 운동을 억누르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부패와 그로 인한 빈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결국 폭동 수준의 과격한 시위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위대는 이번 국민적 반발이 단순히 SNS를 차단 조치에 반발한 대응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위는 즉흥적이지만, 부패한 정부를 향한 분노는 누적되어 이번 SNS사태를 계기로 폭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패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네팔은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전체 180개국 가운데 107위였다.
네팔 국민들의 불만은 공화정으로 함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네팔은 239년 동안 이어진 왕정을 폐지하고 2008년 연방공화국이 됐다.
하지만 최근까지 14차례나 총리가 바뀔 만큼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들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공화제 도입 이후 정치가 더 부패해졌다며 왕정 복귀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위를 일부 주도한 가우라브 네푸네(34)는 외신을 통해 "이제 우리는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부패가 없으면서도 어느 이웃 국가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는 정부를 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한 이번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을 비롯해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며 강경하게 대응했고, 이날까지 20여명이 숨지고 500명 넘게 다쳤다.
사태가 격화되자 전날 행정 수반인 샤르마 올리 총리와 장관 4명이 사임했으나 대통령 관저와 올리 총리 자택 등지에서 방화가 일어나는 등 시위는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우라나라 외교부는 네팔 일부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