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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소비자, '중국차 선호도' 미국차 추월…중국 47% vs 미국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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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소비자, '중국차 선호도' 미국차 추월…중국 47% vs 미국 44%

시장조사업체 에스컬런트의 설문조사 보고서. 사진=에스컬런트이미지 확대보기
시장조사업체 에스컬런트의 설문조사 보고서. 사진=에스컬런트

유럽 주요 5개국의 신규 자동차 구매자들이 다음 차량으로 중국 브랜드를 미국 브랜드보다 더 많이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이하 현지시각) 인사이드EV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에스컬런트가 지난 5월 21일부터 7월 31일까지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차를 다음에 구입할 차로 고려하고 있는 응답은 47%로 집계됐고, 미국차는 44%인 것으로 나타났다.

◇ 1년 만에 흐름 역전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중국차 31%, 미국차 51%였던 흐름이 불과 1년 만에 뒤집힌 것이라고 인사이드EV는 전했다.
제품 신뢰도 역시 격차가 좁혀졌다. “중국산 제품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2%에서 19%로 올랐고, 미국은 31%에서 24%로 낮아졌다. 다만 신뢰도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 가격 장벽은 여전


또 응답자의 72%는 “중국차는 현재 보유한 차량보다 가격이 낮아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성능이 객관적으로 더 뛰어나더라도 더 비싸게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 브랜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 M9의 상위 트림은 중국 내에서 최대 8만달러(약 1억112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유럽 소비자들은 중국차가 자국 브랜드보다 저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메르세데스-벤츠 GLE나 EQE SUV와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해야 하는 점은 중국차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전시회와 시장점유율 변화


이번 조사의 배경에는 전기차 전시회 ‘IAA 뮌헨’에서 커진 중국 브랜드의 존재감도 반영돼 있다. 올해 전시회에는 비야디, 창안, GAC 등 다수의 업체가 신차와 유럽 진출 계획을 쏟아냈다.

유럽연합(EU)의 대중국 관세와 각국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중국 브랜드의 유럽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올해 들어 약 4.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에스컬런트는 “이번 조사는 태도 변화의 원인을 직접 규명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관세와 통상, 안보 이슈가 결합된 지정학적 변수와 함께 유럽 현지 광고·유통망 확충이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전문가 전망


전문가들은 “중국 브랜드는 소형·준중형 해치백과 크로스오버에서 ‘가성비’ 이미지를 확보했지만 유럽 소비자 다수가 ‘할인’을 전제로 생각하는 만큼 프리미엄 공략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 업체들은 저가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중국 브랜드와의 가격·품질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