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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中 자동차 제조업체와 현지 생산 투자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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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中 자동차 제조업체와 현지 생산 투자 협상 중

이스트런던·포트엘리자베스 투자 관심 표명, 하이브리드·전기차 생산 집중
중국산 수입차 급증에 맞서 관세 상한선까지 인상 검토로 자국 산업 보호
2025년 8월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쇼핑몰 입구에 진열된 판매용 자동차를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8월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쇼핑몰 입구에 진열된 판매용 자동차를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현지 생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다. 아프리카 최대 자동차 제조 허브인 남아공은 국내 생산량 감소와 중국산 수입차 급증이라는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고 1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주코 고드림피 무역산업경쟁부 차관은 의회에서 여러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자동차를 수입하는 대신 남아공에서 제조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의 관심 분야 중 하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에 투자하는 것인데, 이는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드림피 차관에 따르면 한 중국 기업은 지난 8월 무역산업부와 회담을 갖고 이스트런던이나 포트엘리자베스에 사업을 설립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 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국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 압력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찾아 아프리카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와 맞물린다.

현재 남아공에서는 토요타, 폭스바겐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전기차 생산업체 비야디(BYD), 체리, 그레이트월모터,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등과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BYD와 체리는 길리, 리프모터, 창안 등과 함께 남아공에서 활동하는 약 15개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일부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아프리카 진출은 본국에서의 극심한 가격 전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요 배경이다. 중국 내 자동차 시장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제조업체들의 마진이 크게 압박받고 있어, 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현지 투자를 유도하는 동시에 저가 수입품으로부터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제도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고드림피 차관은 "값싼 수입품이 남아공에서 제조된 자동차보다 가격 우위를 갖지 못하도록 수입 관세를 최고 한도까지 올리려고 노력해 왔다"며 "다만 그러한 변화를 구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치는 남아공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이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현지 투자를 통해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관세 조정을 통해 무분별한 저가 수입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남아공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도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남아공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면 아프리카 대륙 전체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관세 인상 시에도 현지 생산업체로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이 갖고 있는 기술적 우위와 생산 경험은 남아공이 친환경 자동차 시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남아공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전기화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이런 협상이 구체적인 투자로 이어질 경우 남아공 자동차 산업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며, 아프리카 대륙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