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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녀 임금격차 2년 연속 확대…여성 임금 상승폭 남성의 3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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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녀 임금격차 2년 연속 확대…여성 임금 상승폭 남성의 3분의 1

지난해 4월 3일(현지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브릴리언에 위치한 제설기 제조업체 아리엔스 공장에서 여성 근로자가 조립 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4월 3일(현지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브릴리언에 위치한 제설기 제조업체 아리엔스 공장에서 여성 근로자가 조립 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남녀 임금격차가 2년 연속으로 확대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소득 증가 폭이 남성에 크게 못 미치면서 지난 20년간 좁혀왔던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각) 야후뉴스에 따르면 미국 인구조사국은 지난해 기준 남녀 근로자의 소득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여성의 연간 중위 소득은 5만7500달러(약 7850만 원)로 남성 7만1000달러(약 9700만 원)의 81%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23년보다 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인구조사국은 “성별 임금격차가 이처럼 확대된 것은 단순히 동일 직무 내 차별 때문이 아니라 여성의 돌봄 부담, 저임금 직종 집중, 사회적 제도 부족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종별 임금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흑인 여성의 소득은 백인 남성의 65%, 히스패닉계 여성은 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격차 해소 운동단체인 미국 여성정책네트워크(NPFW)는 “여성 노동자들의 과반이 여전히 저임금 업종에 몰려 있으며 가사·돌봄 지원 정책 부족이 격차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녀 임금격차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지난 1963년 ‘동일임금법’ 제정 당시 여성은 남성 소득의 59%에 불과했으나 꾸준히 개선돼 2022년에는 84%까지 격차가 좁혀진 바 있다. 그러나 최근 2년 연속 후퇴하면서 여성 소득 불평등 해소 전망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단행된 대규모 행정감원, 사회보장 축소, 보호무역 조치 등이 여성 고용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임금격차 확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발생한 현상이며 현 정책은 여성에게도 고용·소득 성장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