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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H-1B 비자 수수료 10만 달러로 100배 인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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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H-1B 비자 수수료 10만 달러로 100배 인상 추진

기존 139만 원에서 '1억3900만 원'으로…한국 승인 건수는 2500건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현행 995달러(약 139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3900만 원)로 대폭 올리는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현행 995달러(약 139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3900만 원)로 대폭 올리는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지=GPT4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현행 995달러(약 139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3900만 원)로 대폭 올리는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FT에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지난 19일 이런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H-1B 비자 신청 때 내야 하는 215달러(약 30만 원) 등록비와 780달러(약 109만 원) 고용주 신청비를 합친 995달러보다 10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 타격 불가피


이번 조치로 H-1B 비자에 크게 의존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미국 국토안보부 자료를 보면 2025 회계연도 기준 아마존이 1만44건으로 H-1B 비자 승인 건수 1위를 차지했으며, 타타컨설턴시(5505건), 마이크로소프트(5189건), 메타(5123건), 애플(4202건), 구글(4181건)이 뒤를 이었다.

H-1B 비자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IT 컨설팅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스는 지난 19일 5% 떨어졌고, 액센추어는 1.3%, 인포시스는 4.3% 각각 하락했다.

지난해 약 40만 건의 H-1B 비자가 승인됐으며, 이 중 대부분은 기존 비자 갱신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해마다 6만5000건의 신규 비자와 미국 대학원 졸업자를 위한 추가 2만 건으로 제한되어 있다.

한국인 H-1B 비자 승인 2500건 수준 유지


한편, 한국인의 H-1B 비자 현황을 보면, 미국 국무부 영사업무국 통계에 따라 2024년 한국인에게 발급된 H-1B 비자는 총 2506건으로 월평균 209건이었다. 2025년 1~5월 기간에는 월평균 13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다.

한국인 유학생의 H-1B 비자 취득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2022년 한국인 유학생 수가 6만2617명임을 감안하면 H-1B 비자를 받는 유학생은 6.5% 수준에 불과하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인 H-1B 승인(가족 포함)은 3476명에서 4097명 사이에서 머물고 있다.

H-1B 비자 신청 수수료가 급등할 경우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LG엔솔 등 주요 기업들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인도 출신 근로자들이 H-1B 비자의 71% 차지


H-1B 비자 수혜자 중 압도 다수는 인도 출신이다. 미국 시민권이민서비스(USCIS) 자료를 보면 2024 회계연도 승인된 H-1B 비자의 71%가 인도 출신 근로자에게 발급됐으며, 중국이 11.7%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KISTEP) 자료에 따르면 전체 H-1B 비자 발급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다. 캐나다·필리핀도 각각 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인기 있는 H-1B 직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다. H-1B 비자를 받으려면 해당 분야 학사 학위 이상을 보유해야 하며, 미국 기업에서 임시 일자리 제안을 받아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브리핑 자료를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H-1B 비자가 고용주들에 남용되고 있으며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특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미국인을 대체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진영 내부서도 H-1B 비자 놓고 분열


H-1B 비자 프로그램을 놓고는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비자 제도의 가장 적극 옹호자 중 한 명인 반면, 극우 성향의 로라 루머는 이 제도를 축소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X에 올린 글에서 "나를 포함한 수많은 인재들이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을 꾸리고 혁신을 이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H-1B 비자 덕분"이라며 H-1B 비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슬라는 2024년 신규 H-1B 비자 승인 건수가 742건을 기록해 전년의 328건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에도 H-1B 프로그램을 겨냥했으며 한때 이 제도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불법 이민을 모두 단속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미국 기업들의 전 세계 인재 확보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가에서는 특히 기술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숙련된 외국인 인력에 대한 접근이 크게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