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총액 1위이자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29일(현지시각)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25일 시작한 미약한 상승세가 이날로 3거래일째 이어졌고, 상승 모멘텀도 강화됐다.
맞춤형 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 엔비디아와 범용 AI 반도체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AMD 등 다른 AI 반도체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다만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엔비디아는 3.69달러(2.07%) 상승한 181.88달러로 마감했다.
오픈AI가 쏘아 올린 공
지금의 AI 테마는 그 시발점이 오픈AI이다.
오픈AI는 지난 2022년 11월 말 챗GPT-3.5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AI 시대를 열었다. 그 전에도 AI는 있었지만 기대만큼 작동하는 제대로 된 생성형 AI는 오픈AI의 챗GPT-3.5가 처음이었다.
오픈AI는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훈련하는 이른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통해 AI의 도약을 이끌어냈다.
AI 붐 속에 AI 구현과 훈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반도체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23년 239% 폭등했고, 2024년에도 171% 넘게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지난 4월을 계기로 다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올해 전체 주가 상승률은 36%에 육박하고, 특히 지난 4월 4일 기록한 마감가 기준 연중 저점 94.31달러 이후 상승률은 지난 26일까지 89%에 육박한다. 4월 저점 이후 주가가 2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오픈AI가 AI 시대를 열지 않았다면 기대하기 힘든 주가 상승세다.
순환금융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는 중국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지 말라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로 고전하던 엔비디아는 오픈AI에서 또 한번 도움을 받았다.
이른바 ‘순환금융’이라고 부르는 기법을 활용해 자체 반도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건설하는 AI 데이터센터에 최대 1000억 달러 자본을 투자하고, 오픈AI는 이 돈을 더한 자본으로 엔비디아에서 AI 반도체를 주문하는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엔비디아가 결국 자기 돈으로 수요를 창출해낸 것으로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이것이 새로운 수익 창출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많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오픈AI가 “차기 수조 달러짜리 (시가총액)”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M7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빅테크로 성장할 것이란 낙관이다.
이는 실상 엔비디아에 절실한 것이기도 하다. 거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오픈AI와 오라클이 주도하고, 일본 소프트뱅크가 자금을 대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있다. 2029년까지 최대 5000억 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다.
최종적으로 AI 반도체를 40만개 넘게 확보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연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범용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이 스타게이트에 숟가락을 얹는 수단으로 오픈AI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오픈AI 성공이 엔비디아에도 절실
배런스에 따르면 멜리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 벤 리치스는 분석노트에서 AI 반도체 수요를 이끄는 핵심 업체가 오픈AI이기 때문에 오픈AI가 어떻게 역량을 키우는지가 엔비디아, 또 AI 테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리치스는 엔비디아가 AI의 핵심인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은 맞지만 그 시장 성장세가 서서히 한계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픈AI가 수조 달러짜리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AI가 장밋빛 전망을 실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실상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서 AI에 돈을 투자하려는 이들은 널려 있다고 설명했다. 리치스는 대신 중요한 것은 오픈AI, 또 경쟁사들이 충분한 성장잠재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지난주 유료 고객을 위한 AI 에이전트 초기 형태인 챗GPT 펄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펄스는 사용자가 질문을 던져야만 작동하던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요청하지 않아도 메모리, 채팅 기록, 연결된 애플리케이션 등을 분석해 사용자가 필요할 만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맞춤형 업데이트도 제공한다. 마치 ‘비서’처럼 움직이는 AI이다.
리치스는 펄스가 대화, 메모리, 연계앱 등을 통합해 상호장욕하는 새로운 AI 패러다임을 향한 최초 단계라면서 아마도 이를 바탕으로 오픈AI가 광고도 판매하고, 수수료도 물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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