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미 해군 250주년, 미국 조선 점유율 1% 추락 vs 중국 53% 독주

미국이 해군 창설 250주년을 맞아 급격히 쇠퇴한 조선산업 재건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티븐 플린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세계 조선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53%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해군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린 교수는 기고문에서 미국 조선산업의 현주소를 수치로 제시했다. 미 조선소들은 해마다 소수 상업용 선박 건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미국 무역량의 2% 미만만 미국 국적 선박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린 교수는 "조선산업 쇠퇴가 핵잠수함 건조와 유지 능력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핵 3각 체제 중 가장 생존 가능성이 높은 전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노후 함대와 수십 년간 쇠퇴한 해양산업 기반으로 해양 지배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미 조선소들에게 현대 도구를 활용해 빠르고 대규모로 선박을 건조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원 빅 뷰티풀 빌 법안을 통해 290억 달러(약 41조 41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플린 교수는 지난 8월 워싱턴주 에버렛에서 명명식을 가진 무인 수상함 USX-1 디파이언트를 혁신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이 180피트(약 55m) 크기 무인함정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5년 프로젝트에서 나왔으며, 빠르고 저렴하게 건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파이언트 모델 함정들이 소형이고 미리 조립한 모듈을 사용하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빠르게 건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서양, 태평양, 멕시코만, 오대호 등 '4개 연안' 상업 조선소들이 건조할 수 있어 작업 부하를 분산하고 전국 생산능력을 재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린 교수는 디지털 엔지니어링, 인공지능(AI), 첨단 제조기술을 통해 생산을 앞당기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린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조선 동원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미국은 노동자, 정부, 제조업체 간 협력을 통해 150만 명을 훈련시켜 4년간 2700척 이상 리버티선을 건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정부가 기업과 손잡고 위험을 흡수하며 생산을 보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용 설계·제조 센터를 만들어 설계, 시뮬레이션, 건조, 해상 시험, 개선 과정을 빠르게 반복하고, 승인받은 조선소들을 위한 지식 기반과 데이터 공유 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렇게 나온 지적재산권을 미 해군에 부여해 특정 업체에 종속되는 것을 막고 폭넓은 채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증한 설계와 디지털 제조 계획을 전국 조선소에 배포하고, 학교와 대학들이 손잡고 용접공, 전기기사, 기획자, 디지털 기술자를 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런 분산형 해양 제조 모델이 위험을 분산하고 우수 관행을 표준화하며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린 교수는 "미국 금융시장이라는 비대칭 우위를 활용해 민간 자본을 공공 자금과 묶어 조선소 현대화, 공급업체 운영자금 지원, 훈련 파이프라인 확대, 인력 주택 건설에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해군과 해안경비대로부터 꾸준히 계약을 받으면 자본이 병목을 뚫고 조선소로 물자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년 뒤 미국은 자율함정 첫 물결 진수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혁신과 조선 유산을 받아들이면 미국 해양산업 기반이 다시 한번 모든 도전자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