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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설비투자 94% 육박, 투자자들 "수익성 없는 도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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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설비투자 94% 육박, 투자자들 "수익성 없는 도박" 우려

메타 주가 12.6% 폭락…AI 투자 700억 달러에 월가 '과열' 경고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천문학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GPT4o 이미지 확대보기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천문학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GPT4o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천문학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악시오스가 지난달 31(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 5개사(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5) 중 메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AI 투자 위험성이 부각됐다.

메타, 실적 호조에도 투자 우려로 급락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아마존은 9.2%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알파벳(구글)4.3% 올랐다. 애플은 0.9%, 마이크로소프트는 2.3% 내렸다. 하지만 메타는 12.6% 폭락하며 시가총액 2000~2200억 달러(286~3147500억 원)가 사라졌다.

CNBC는 지난달 30일 메타 3분기 실적을 인용해 "메타는 512억 달러(732500억 원)의 기록 매출을 올렸지만, 2025년 설비투자 전망을 700~720억 달러(100~103조 원)로 높이면서 투자자들 우려를 샀다"고 전했다. 기존 전망치는 660~720억 달러(94~103조 원)였다.

특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 수전 리는 실적발표 회의에서 "2026년 설비투자가 2025년보다 '눈에 띄게'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혀 투자자들 불안을 더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AI 투자가 충분하지 않은 위험이 다소 공격적인 것보다 더 크다"며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했지만,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AI 투자, 천문학 규모로 확대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규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NN은 지난달 31"구글은 2025년 설비투자 전망을 910~930억 달러(130~133조 원)로 높였다""이는 기존 850억 달러(1216000억 원) 전망에서 추가로 늘어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에만 349억 달러(499300억 원)를 썼다. 지난해보다 74% 늘었다. 아마존은 20251250억 달러(178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2026년에는 더욱 늘릴 방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애플은 올해 3600억 달러(515조 원)AI 관련 설비에 쓸 전망이다. 내년에는 4200억 달러(60089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에서 "월가 전망에 따르면 AI 설비투자가 2026년까지 운영현금흐름(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뺀)94%에 이를 것"이라며 "202476%에서 급증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 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 기술상으로는 빚 발행 없이 투자를 감당할 수 있지만,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광고 수익 늘었지만 투자 규모에 의문


메타와 구글은 AI가 광고 수익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 보도를 보면, 메타 광고 수익은 501억 달러(716700억 원)로 지난해보다 26% 늘었다. 구글 광고 수익도 740억 달러(1058700ㅇ억 원)12%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고객들의 AI 도구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 규모와 매출 비율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셔우드뉴스는 지난달 30"메타 설비투자가 매출의 38%에 이르러 기록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전망치 37.2%를 웃도는 수치다. 메타의 설비투자 대비 매출 비율은 매그니피센트7 중 가장 낮다.

투자회사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전무이사는 엑시오스에 "투자자들은 메타의 2023'효율성의 해'를 환영했지만, 이제 저커버그가 주주들 돈을 자신의 돈처럼 쓰고 있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일제히 메타 평가 낮춰


증권가는 일제히 메타 평가를 낮췄다. 오펜하이머는 지난달 30일 메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며 "슈퍼인텔리전스(초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쏟는데 수익 기회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2021~2022년 메타버스 투자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주가를 900달러에서 810달러로, RBC캐피털도 840달러에서 810달러로 낮췄다. 바클레이스, JP모건, 도이체방크, 웰스파고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루리아 전무이사는 "AI 투자의 핵심 위험은 매우 비싼 도박이며 성공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라며 "기업들이 과잉 투자할 수 있고, 만약 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면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수요 공급 초과에도 수익화는 미지수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펀드 수로캐피털의 에반 슐로스먼은 엑시오스에 "AI 인프라, 도구, 전력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넘어서고 있다""기업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겪고 있으며, 이것이 곧바로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FO 에이미 후드는 실적발표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를 옹호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도 "용량을 추가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돈을 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기업들이 현금흐름만으로 설비투자를 감당하는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이는 지난 9월과 10월 오라클과 메타가 앞장선 AI 관련 차입 급증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