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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AUKUS), '중국 포위망' 실전 가동…美 핵잠수함 호주서 첫 정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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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AUKUS), '중국 포위망' 실전 가동…美 핵잠수함 호주서 첫 정비 완료

블록 IV형 최신예 'USS 버몬트', 호주 스털링 기지서 수주간 정비…기술 통합 '마침표'
2027년 '서부 순환전력(SRF-West)' 가동 청신호…인도·태평양 수중 전력 판도 변화 예고
토마호크 12발·33년 무급유 원자로 탑재…중국 겨냥한 실질적 '수중 거점' 확보 평가
서호주에서 잠수함 정비 기간을 마친 후, 미 해군 버지니아급 고속 공격 잠수함 USS 버몬트(SSN 792)가 HMAS 스털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호주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서호주에서 잠수함 정비 기간을 마친 후, 미 해군 버지니아급 고속 공격 잠수함 USS 버몬트(SSN 792)가 HMAS 스털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호주 국방부
미국 해군의 최신예 버지니아급 공격핵잠수함 'USS 버몬트(SSN-792)'가 호주 서부 해군기지에서 수주 동안 이어진 고강도 정비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2027년 가동을 앞둔 '서부 잠수함 순환전력(SRF-West)'의 기술적 토대를 확정 짓는 핵심 절차로, 오커스(AUKUS, ··호 안보동맹)가 단순한 외교적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대중국 군사·기술 통합'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구상 단계에 머물던 '핵추진 잠수함 운용 협력'을 현실화하고 있다. 호주 국방부와 미 해군은 27(현지시간)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USS 버몬트함이 호주 서부 퍼스 인근 HMAS 스털링 기지에서 정밀 정비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지난달 29일 기지에 입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번 정비는 단순한 보급이나 휴식을 넘어선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 하와이 진주만 해군조선소의 지휘 아래 미국, 영국 기술진뿐만 아니라 호주 기술 인력들이 대거 투입돼 핵잠수함 유지보수(MRO) 역량을 실전 테스트했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두고 2027년 가동을 앞둔 '서부 잠수함 순환전력(SRF-West)'의 기술적 토대를 완성하는 '개념 입증(Proof of Concept)' 단계라고 평가한다.

'꿈의 원자로' S9G 탑재…33년 무급유 작전 능력 검증


이번에 정비를 마친 USS 버몬트함은 버지니아급 잠수함 중에서도 최신 설계를 적용한 '블록 IV(Block IV)'의 선두 주자다. 20204월 취역해 작전 배치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최신예 함정이다.

버몬트함의 제원은 오커스가 추구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을 보여준다. 길이 115m, 10m에 수중 배수량은 7900t()에 이른다. 특히 이 잠수함의 심장인 S9G 원자로는 33년 수명 기간 동안 핵연료 재주입이 필요 없도록 설계됐다. 이는 장기간 작전이 필수적인 남중국해와 인도양 일대에서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블록 IV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정비 주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33년 수명 주기 동안 대규모 창정비 횟수를 기존 4회에서 3회로 줄여, 전체 작전 배치 횟수를 14회에서 15회로 늘렸다. 미 해군은 이러한 설계 철학이 동맹국 기지에서 수행하는 현지 정비 능력과 결합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보고 있다.

호주 HMAS 스털링 기지에서 이뤄진 이번 정비에는 호주 잠수함청(ASA)과 현지 방산 업계 기술자들이 직접 참여했다. 이미 미국에서 핵잠수함 운용 교육을 이수한 호주 장교와 수병 13명이 버몬트함 승조원 130여 명에 합류해 작전을 수행 중이다. 이는 향후 호주가 자체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운용할 때 필수적인 방사능 안전 관리와 산업 보안 능력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토마호크 12발 수직 발사…대중국 억제력의 '상수' 되다

버몬트함의 무장 능력은 호주가 오커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전략적 이익을 명확히 보여준다. 선수(뱃머리)에는 '버지니아 페이로드 튜브(VPT)'라 불리는 대형 수직 발사관 2개가 장착돼 있다. 각 발사관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6발씩, 12발을 탑재할 수 있다. 여기에 533mm 어뢰발사관 4개를 통해 Mk 48 중어뢰와 대함 미사일 등 총 40여 발의 무장을 적재한다.

사거리 1600km에 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적의 방공망을 피해 저고도로 비행하며 내륙 깊숙한 곳의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해군 전문가들은 "호주 기지에서 정비를 마친 핵잠수함이 남중국해나 인도양으로 즉각 전개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을 포함한 역내 경쟁국들에 강력한 군사적 압박이 된다"고 분석한다.

전투체계는 최신형 'AN/BYG-1'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선수와 선체 측면, 그리고 견인 소나(음파탐지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합해 수중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잠망경 대신 장착된 비관통형 광학 마스트는 수면 위로 노출되는 면적을 최소화해 은밀성을 높였다.

2027년 순환 배치, 2030년 인도…오커스 로드맵 '착착'


이번 버몬트함의 정비 완료는 오커스 계획의 1단계인 'SRF-West' 출범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미국과 영국은 오는 2027년부터 핵추진 공격잠수함을 호주 서부 기지에 순환 배치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대 초반에는 미국이 보유한 버지니아급 잠수함 최소 3척을 호주 해군에 판매 및 인도하게 된다.

이번 합동 정비는 호주가 핵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워싱턴과 런던에 증명하는 시험대였다. 호주 국방 관계자들은 이번 정비가 지난해 있었던 단순 방문보다 훨씬 복잡한 공정을 포함했으며, 호주 인력이 결함 관리와 안전 인증 절차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국제 정치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의 핵심 전략 자산인 핵잠수함 기술을 동맹국과 공유하고 현지 정비까지 맡긴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버몬트함의 정비 완료로 오커스는 문서상의 조약을 넘어 실전 운용 단계로 진입했다. 서호주가 미 해군 태평양 함대의 실질적인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인도·태평양 수중 전력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