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심 기술 보호 명분 vs 칩 제조사 '원가 상승' 반발로 품목 선정 난항
대만 "한국과 동등 대우 요구"…TSMC, 美 생산 비용 상승에 투자 진척도 미미
대만 "한국과 동등 대우 요구"…TSMC, 美 생산 비용 상승에 투자 진척도 미미
이미지 확대보기美, 관세 품목 선정에 딜레마
조사가 지연되는 주된 이유는 관세 부과의 실익과 부작용 때문이다. 미국의 산업에 필수적인 첨단 칩은 주로 대만 제조사들이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만에 타격을 주기보다는 미국 기업들의 원가만 크게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성숙 공정 칩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관세 부과로 인한 실질적인 세수 확보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지급 효과를 상쇄하고 TSMC와 같은 기업의 미국 내 생산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100%에서 300%에 이르는 관세 인상을 제안한 바 있다.
대만, '한국과 동등 대우' 요구
대만은 232조 조사에서 우대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한국산 반도체 제품이 면제를 받을 경우 동일한 대만산 제품도 예외 없이 면제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대만 간의 반도체 경쟁 구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TSMC, 美 생산 투자 진척 미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은 TSMC의 미국 내 생산 이전을 압박하기 위함이다. TSMC는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총 계획 지출액을 1650억 달러로 늘리며 애리조나 공장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대만 경제부(MOEA)에 따르면 3월부터 11월까지 실제 공식적인 프로젝트 신청은 거의 진전되지 않았다.
실제로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높은 운영 비용, 노동력 부족, 불완전한 미국 내 반도체 생태계 등으로 인해 3분기에 상당한 수익 감소를 보고한 바 있다. TSMC는 비용 우위, 인재 가용성, 확립된 산업 클러스터, 정부 인센티브 등을 이유로 대만 내의 첨단 웨이퍼 팹·패키징 시설 확충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
대만 "美 안보 위협 주장 타당성 없어"
미국 상무부는 공급업체의 집중된 해외 의존도, 반도체 공급망을 무기화할 수 있는 수출 통제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은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엔비디아 등 기업을 위해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칩들은 애플·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소비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공급되는 통합된 공급망을 이루고 있으므로 미국 당국이 제기하는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관세 결정이 장기간 미뤄지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