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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겨울철 전기차 '프리컨디셔닝', 주행거리·충전속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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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겨울철 전기차 '프리컨디셔닝', 주행거리·충전속도 좌우한다

지난 2021년 12월 24일(현지시각) 노르웨이 포르스그룬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12월 24일(현지시각) 노르웨이 포르스그룬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사진=로이터

겨울철 전기차 운전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행거리 감소다.

충전 인프라 확충과 기술 발전으로 주행거리 불안은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기온이 낮아질수록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 현상은 여전히 전기차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은 겨울철 전기차 성능 저하의 핵심 요인으로 프리컨디셔닝(배터리 예열 기능)을 꼽으면서 이를를 단순한 실내 난방 기능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배터리를 최적 온도로 맞추는 사전 준비

배터리 예열 기능은 차량 출발 전 배터리를 작동에 가장 적합한 온도 범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실내 온도를 높이는 난방과는 별도로 배터리 자체의 효율과 출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능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섭씨 약 15도에서 35도 사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지만 기온이 크게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출력과 주행 효율이 모두 저하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겨울철 주행 환경에서 전기차 주행거리가 최대 3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도 작동


프리컨디셔닝은 추운 겨울에만 필요한 기능이 아니다. 외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배터리를 냉각해 최적의 작동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계절과 관계없이 배터리 상태를 관리하는 장치인 셈이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차량에 탑재된 열관리시스템(TMS)을 통해 이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일부 제조사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출발 시간과 실내 온도를 미리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 경우 외부 전력을 활용해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어 주행 중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 급속 충전 전에도 중요한 역할

배터리 예열 기능은 급속 충전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온도가 낮은 배터리는 충전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충전소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차량이 주행 중 자동으로 배터리를 예열해 충전 효율을 높이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전력이 일부 소모되지만 충전소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전체적인 충전 효율은 오히려 개선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잘롭닉은 “배터리 예열 기능은 단순한 편의 사양을 넘어 주행거리 확보와 배터리 수명 유지, 충전 속도 개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열 시간을 운전자가 임의로 조절하기보다는 차량 소프트웨어에 맡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잘롭닉은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