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페르미 에네르기아, ‘BWRX-300’ 도입 타당성 조사 착수
정부 국책 과제 선정… 민관 ‘원팀’으로 유럽 원전 규제·공급망 선점 가속
정부 국책 과제 선정… 민관 ‘원팀’으로 유럽 원전 규제·공급망 선점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한국 공공기관 지원 등에 업은 삼성물산, 유럽 SMR 진출 ‘탄력’
18일(현지시각) 관련 업계와 원자력 전문 매체 누크넷(NucNet) 등에 따르면, 한국 공공기관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페르미 에네르기아와 공동 진행하는 ‘에스토니아 신규 원전 도입 사전 타당성 연구(Pre-feasibility study)’를 지원 과제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 자금 지원은 단순한 개별 기업 후원을 넘어선다. 에너지 안보 위기로 신규 원전 도입을 서두르는 동유럽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SMR 주도권을 한국 기업이 선점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굳건한 ‘원전 동맹’… 안보 위기 에스토니아의 선택
삼성물산과 페르미 에네르기아의 협력은 이미 ‘혈맹’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페르미 에네르기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에스토니아는 2030년대 초반 첫 SMR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탄소 배출이 많은 오일셰일(Oil Shale) 발전소를 대체하고, 무엇보다 러시아 전력망(BRELL) 이탈에 따른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국가 생존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GEH와도 포괄적 협력 협약을 맺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설계·조달·시공(EPC) 전반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토니아가 주목한 ‘BWRX-300’은 경쟁 모델 대비 압도적인 ‘경제성’이 강점이다. 뉴스케일파워(NuScale) 등 경쟁사들이 모듈 확장을 통한 대용량화에 집중할 때, BWRX-300은 기존 대형 원전(ESBWR) 설계를 단순화하여 초기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냉각재 펌프를 제거하고 자연 순환 방식을 택한 검증된 기술은 자금력이 부족하지만 에너지 자립이 시급한 에스토니아에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대형 원전 넘어 SMR로… K-원전 ‘수출 영토’ 확장
이번 정부 지원은 한국 원전 수출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체코, 폴란드 등의 대형 원전 수주전에 이어, 미래 시장인 SMR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에스토니아 프로젝트는 규모면에서는 대형 원전보다 작지만, 까다로운 유럽의 SMR 규제 표준을 통과하고 공급망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서 파급력이 매우 크다”며 “정부의 적기 자금 지원은 삼성물산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SMR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의 ‘SMR 육성 의지’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된 이상적인 민관 협력 사례다. 특히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강국으로, 향후 데이터 센터 전력 공급용 SMR 모델로서의 확장성도 기대된다. 단순 시공을 넘어 운영 및 투자 수익까지 노리는 고부가가치 해외 건설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