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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다니 그룹, ‘원자력+AI’ 결합 승부수… 1GW급 데이터 센터 건설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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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다니 그룹, ‘원자력+AI’ 결합 승부수… 1GW급 데이터 센터 건설 박차

고탐 아다니의 아들 지트 아다니 “원자력은 필수 불가결한 24시간 청정 에너지원”
최근 통과된 ‘SHANTI 법안’으로 원전 민영화 물꼬… 구글과 손잡고 50억 달러 투자
아다니 그룹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다니 그룹의 로고. 사진=로이터
인도의 억만장자 고탐 아다니가 이끄는 아다니 그룹(Adani Group)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운영을 위해 원자력 발전 사업에 전격 진출한다.

전력 소모가 극심한 AI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넘어 원자력까지 포괄하는 거대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라고 2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 “데이터 센터 수요, 예상 뛰어넘어”… 1GW급 AI 허브 구축


아다니 그룹의 디지털 및 공항 부문을 총괄하는 지트 아다니(Jeet Adani) 디렉터는 22일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저렴한 비용과 에너지 규제 완화가 결합되어 AI 데이터 센터 구축에 있어 독보적인 우위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다니 그룹은 현재 비작(Visakhapatnam), 나비뭄바이, 노이다 등 전국 주요 거점에 1GW(기가와트) 이상의 용량을 갖춘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구글의 인도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대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구글이 향후 5년간 인도에 투자할 150억 달러 중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 ‘SHANTI 법안’ 통과… 60년 만에 열린 민간 원전 시장


아다니 그룹이 원자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데이터 센터의 ‘중단 없는 전력 공급’을 위해서다.

최근 인도 의회는 원자력 발전 부문을 민간에 개방하는 ‘SHANTI(지속 가능한 원자력 활용 및 인도 변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1962년 이후 60여 년간 지속된 정부 독점 체제가 깨지면서 아다니, 타타, 릴라이언스 등 대기업의 원전 건설 및 소유가 가능해졌다.

지트 아다니는 "원자력은 너무 오랫동안 금기시되어 왔다"며 매우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그룹은 특히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활용해 데이터 센터 인근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믹스’로 24시간 가동 보장


아다니 그룹은 이미 인도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인 ‘아다니 그린 에너지’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 조건에 민감한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력을 ‘기저 부하(Baseload)’ 전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트 아다니는 "향후 5년 내에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인도에 10GW의 용량을 구축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 2030년 인도 AI 경제의 핵심 엔진 목표


아다니 그룹은 인프라 제공에만 집중하고 직접적인 클라우드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뭄바이 신축 공항 등 기존 인프라 사업과 AI 데이터 센터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가 2047년까지 원자력 발전량을 현재의 8GW에서 100GW로 12배 이상 늘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운 가운데, 아다니의 이번 행보는 인도를 글로벌 AI 인프라의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