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이 연방 수사기관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면서 총기 범죄에 대한 연방 차원의 수사와 기소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총기 범죄 대응의 핵심 축이던 연방 당국의 역할이 약화되면서 일부 도시에서는 지방 경찰이 그 공백을 떠안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한 총격 사건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편의점에서 시작된 말다툼이 주차장으로 번진 뒤 총성이 울렸고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을 곧바로 특정했다. 그는 이틀 전에도 총상을 입은 전력이 있었고 이후 경찰은 그의 침대 밑에서 권총을 발견했다.
전과자가 총기를 소지한 것만으로도 중대한 연방 범죄가 될 수 있었지만 이 사건은 연방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이터가 수백만 건의 연방 법원 기록을 분석하고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전직 연방 관리들을 인터뷰한 결과 연방 당국은 올해 들어 총기 범죄 수사에서 한발 물러서고 대신 불법 체류자 색출과 추방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 단속을 법 집행의 핵심 과제로 삼은 이후 나타난 변화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메릴랜드주에서 연방 검찰이 가장 빈번하게 적용해온 두 가지 총기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원은 지난해 131명이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89명에 그쳤다. 이는 약 32% 감소한 수치로, 최소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민 문제를 제외한 전체 연방 형사 기소 건수도 약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총기 수사 축소는 볼티모어에 국한되지 않았다. 로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전역 94개 연방 사법구 가운데 40곳에서 총기 범죄 연방 기소 건수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살인율이 전국 상위권에 속하는 뉴올리언스와 밀워키 인근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연방 수사 인력의 대규모 전환 배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천 명의 연방 요원을 이민 단속 지원에 투입했고 그 결과 자금 세탁, 조세 범죄, 마약 수사 등 기존의 주요 범죄 대응 분야 전반에서 기소 건수가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직 이민세관단속국(ICE) 볼티모어 지부장이었던 대리어스 리브스는 “중요한 임무에서 인력을 빼앗아 가는 셈”이라며 “거리에서 총기를 치우는 일 같은 핵심 임무에 투입돼야 할 자원이 이민 단속으로 흡수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법무부는 반박 입장을 내놨다. 나탈리 발다사레 법무부 대변인은 “이민 단속을 위한 협력이 다른 범죄 수사와 기소 역량을 저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총기 수사 공백은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로이터가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 요원 약 1200명이 총기 범죄 수사 대신 이민 단속 업무에 일부라도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인력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 내부 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 사이 형사 수사관 219명이 기관을 떠났으며 이는 이전 4년 평균보다 약 40% 많은 수치다. 단속국은 인력 충원이 승인됐다고 밝혔지만 실제 순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여파로 지방 경찰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볼티모어 경찰은 중범 전과자의 총기 소지를 금지한 주법을 적용해 기소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12월 초까지 37명이었던 기소 인원은 올해 같은 기간 171명으로 네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연방 법원에서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기소된 인원은 약 40% 줄었다.
로이터는 이런 흐름이 워싱턴DC와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DC에서는 폭력 범죄가 약 3분의 1 감소했음에도 연방 당국이 총기 기소 건수를 거의 두 배로 늘렸다. 볼티모어보다 범죄율이 낮고 경찰 인력이 훨씬 많은 지역에 연방 자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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