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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중동 잭팟"…천궁-II 포대, 내년 초 이라크 실전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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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중동 잭팟"…천궁-II 포대, 내년 초 이라크 실전 배치

이라크 국방부 "2026년 초 한국산 M-SAM 2 인수"…방공망 현대화 핵심 전력 낙점
프랑스산 카라칼 헬기 6대·GM200 레이더와 연동…'韓-佛' 혼합형 방어체계 구축
한국산 M-SAM 2 방공 시스템. 이라크는 러시아제 구형 장비를 대체하기 위해 총 8개 포대 분량의 천궁-II 도입을 확정했으며, 내년 초부터 실전 배치가 시작된다. 사진=이라키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산 M-SAM 2 방공 시스템. 이라크는 러시아제 구형 장비를 대체하기 위해 총 8개 포대 분량의 천궁-II 도입을 확정했으며, 내년 초부터 실전 배치가 시작된다. 사진=이라키뉴스
이라크가 국가 방공망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하며, 이른바 'K-방산 중동 벨트'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지난 2024년 9월 체결된 28억 달러(계약 당시 환율 약 3조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에 따라, 내년 초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천궁-II(M-SAM 2)' 8개 포대가 이라크 현지에 순차적으로 전개된다고 이라크 전문 매체 '이라키뉴스(IraqiNews)' 등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AE·사우디 이어 '트리플 크라운'…LIG·한화 연합군이 만든 쾌거


타흐신 알 카파지(Tahseen Al-Khafaji) 이라크 국방부 미디어 및 도덕지도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26년 초 한국으로부터 M-SAM 2 첫 포대를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는 지난 2024년 9월 LIG넥스원이 이라크 국방부와 체결한 3조7135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은 UAE(2022년), 사우디아라비아(2023년)에 이어 이라크까지 천궁-II를 수출하며 중동 3개국에 걸친 거대한 '대공 방어 벨트'를 구축하게 됐다.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LIG넥스원(체계 종합 및 유도탄)을 필두로 한화시스템(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대·차량)가 '원팀'으로 이뤄낸 성과다.

구체적으로 한화시스템은 이라크 환경에 최적화된 다기능 AESA 레이더 공급을 위해 약 86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와 적재 차량 등을 위해 약 6170억 원 규모의 계약을 각각 수행한다. 두 한화 계열사의 수주액만 1조4770억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러시아제 '고철' 대체할 '사막형 천궁'…기술적 우위 입증


이번 도입은 이라크가 기존에 운용하던 노후화된 러시아제 방공체계(Pechora 등)를 걷어내고, 서방 호환이 가능한 첨단 체계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성능 한계가 명확해지자, 이라크는 한국산 무기체계를 확실한 대안으로 낙점했다.

이라크에 공급될 천궁-II는 단순한 기존 모델이 아니다. 고온과 미세먼지, 모래폭풍이 잦은 이라크의 사막 환경을 고려해 냉방 성능을 강화하고 방진 설계를 적용한 '현지화 모델'이다.

특히 한화시스템이 공급하는 수출형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은 물론, 최근 중동 지역의 주요 위협으로 떠오른 무인기(UAV)와 순항미사일까지 동시 탐지·추적할 수 있도록 개량되었다. 이는 15~40km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직격(Hit-to-Kill)하는 천궁-II의 요격 정밀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라크의 방공 전략은 한국과 프랑스 체계의 '하이브리드 통합'으로 요약된다. 알 카파지 국장은 천궁-II 도입과 함께 "올해 말까지 프랑스산 H225M 카라칼 전술 헬기 6대가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라크는 프랑스 탈레스사의 '그라운드 마스터 200(GM200)' 레이더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프랑스산 장거리 탐지 자산이 표적을 포착하면, 한국산 천궁-II가 정밀 타격하는 형태의 통합 방공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분석한다. 이는 이라크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각국 무기체계의 장점만을 취해 방어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실리적 전략이다.

2026년 초 첫 포대 인도를 시작으로 총 8개 포대가 배치되면, 이라크는 주변국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비정규군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주요 시설을 방어할 수 있는 촘촘한 '방공 우산'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