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보고서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취소 등 실패 반복…단기간 회복 불가능"
中 370척 vs 美 200척대 격차 심화…한국 조선소와 MRO·현대화 협력 절실
中 370척 vs 美 200척대 격차 심화…한국 조선소와 MRO·현대화 협력 절실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미 해군의 건함(建艦)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차기 호위함 사업인 컨스텔레이션급(Constellation-class)이 전격 취소되는 등 잇따른 사업 실패와 비용 초과로 인해 중국 해군과의 전력 격차가 되돌리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미 해군과 의회, 방산 업계가 함정을 적시에 적정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데 실패했다"고 규정하며,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단일 해결책, 즉 '은탄환(Silver Bullet)'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보고서는 미 해군의 전력 공백이 탈냉전 이후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의 일관성 없는 소요 제기로 인해 조선소들이 장기적인 설비 투자를 기피하게 만들었고, 숙련된 노동력 부족과 상업 조선업의 붕괴가 맞물려 건함 역량이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존 펠런(John Phelan) 해군성 장관을 필두로 건함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나, 무너진 생태계를 단기간에 복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컨스텔레이션급 '충격의 취소'…설계 변경이 부른 참사
이 외에도 연안전투함(LCS)의 조기 퇴역, 단 3척 건조에 그친 줌왈트급 구축함 등 실패한 프로젝트들이 미 해군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2024년 가을 기준 건조 중인 전투함 45척 중 37척이 납기 지연 상태다.
中 370척 vs 美 200척대…가동률마저 '빨간불'
미 해군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의 추격은 턱밑까지 다가왔다. 중국 해군은 국영 조선소의 막강한 생산 능력을 앞세워 지난해 기준 370척의 전투함을 확보하며, 양적 측면에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반면 미 해군은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시절 568척에 달했던 전력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지상전에 집중하는 사이 쪼그라들어, 2015년에는 271척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3년 바이든 전 행정부가 무인 전력 134척을 포함한 381척 확보 계획을 수립한 바 있으나, 현실적인 건함 역량 부족으로 인해 목표 달성은 요원한 상태다.
함정 가동률(Readiness) 저하도 심각하다. 제임스 킬비(James Kilby) 전 해군참모총장 대행에 따르면 현재 수상함 가동률은 68%, 잠수함은 67%에 불과해 목표치인 80%를 크게 밑돈다. 노후 함정의 정비 소요는 늘어나는데 수리할 조선소가 부족해, 정비 기간이 예정보다 20~100%씩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 조선소가 유일한 돌파구…'동맹 협력' 가속화
CSIS는 무인 수상정(USV) 도입과 다년 계약을 통한 발주 안정화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특히 '동맹국과의 협력'을 핵심 해법으로 강조했다.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하고 앞선 기술을 보유한 한국 조선소들이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미 조선업 현대화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체 건함 능력을 상실한 미국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조선 인프라에 의존해 전력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