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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의사록 "생각보다 내부 균열 더 컸다"...정책 완화 속도에 신중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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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의사록 "생각보다 내부 균열 더 컸다"...정책 완화 속도에 신중론 확산

2019년 이후 최다 반대표…노동시장 방어 vs 인플레 재확산 우려 충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간의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간의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30일(현지시각) 공개했다. 당시 회의에서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다시 한 차례 인하했지만, 최종 표결 결과가 보여준 것보다 내부 이견이 훨씬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신년 연휴를 앞두고 통상적인 공개 일정 하루 전 의사록 요약본을 공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12월 9~10일 열린 회의에서 위원들은 금리 정책을 둘러싸고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하는 한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봤으나 인하 폭과 시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달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안을 9대 3으로 승인했다.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가 나온 결정으로, 위원들은 노동시장 지원 필요성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달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는 연 3.5~3.75% 범위로 낮아졌다.

블룸버그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회의에서 대다수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시간이 지나며 둔화할 경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통화 완화 속도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가져가야 할지를 두고는 위원들 사이에서 상당한 우려와 신중론이 함께 제기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추가 조정 폭과 시기에 대해 일부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 이후, 일정 기간 목표 범위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대체로 신뢰를 보인 반면, 고용에는 하방 위험이 있고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두 가지 위험의 강도에 대한 인식은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엇갈렸고, 금리 인하안이 6표 차로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표결 결과가 어느 쪽으로든 바뀔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

의사록은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지지한 일부 위원들조차 결정이 매우 팽팽했거나, 목표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안도 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의사록 공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소폭 약세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 15%로 소폭 감소했고, 오는 4월 다시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한 베팅은 다소 늘었다.

이달 회의에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오스탄 굴스비 시키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이달 회의에서는 위원회의 분기별 경제전망요약(SEP)도 함께 공개됐다. 또한 각 위원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도 포함됐다.

12월 회의에 참석한 19명의 위원은 2026년에 한 차례, 2027년에 추가로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약 3% 수준까지 낮아지며, 이는 연준이 경제 성장을 억제하지도 부추기지도 않는 ‘중립금리’로 간주하는 수준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