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3일 일본 경제전문지 IT비즈니스는 해외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 즉석 라면 회사들이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 확장으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즉석 면 시장의 전통적 강자는 단연 일본의 닛신이다. 2020년 기준 약 9.9%의 글로벌 점유율을 기록, 중국 캉스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캉스푸가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닛신이 실질적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라는 평가다. 닛신은 약 60억 헤알(1조6000억 원) 규모의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브라질에서도 점유율 70%를 차지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도 활발하다. 핵심 지역인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태국·필리핀 등에서 치킨라면, 닛신 야키소바, 데마에잇쵸 등 라인업을 앞세워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컵누들을 주축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닛신의 경쟁사인 도요수산도 메인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마루짱 시리즈’를 앞세워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저렴한 먹거리들을 찾고 있는 상황을 틈타 1식 50센트 마루짱 저렴 버전을 출시, 해외 사업 매출액을 5년 만에 2배 성장시키고 있다.
전통의 강자 일본, 한국 메이커 약진에 '긴장'
그러나 최근 이런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 즉석 면 기업들의 성장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핵심은 K-팝을 앞세운 프로모션과 바로 ‘매운맛’이다.
일본 즉석 면 업체들의 제품 라인업은 일본 전통 라면 맛을 기반으로 한 간장·소금·된장·돼지뼈가 베이스다. 자연스럽게 매운맛을 지향하는 제품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K엔터테인먼트 문화가 세계 콘텐츠 문화의 주류를 이루면서 한국의 매운맛을 선풍적으로 찾는 세계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장 한국 문화가 핵심이 되고 있는 일본에서도 한국의 매운 라면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K-팝과 K-드라마 인기 연예인들이 예능·드라마 등에 출연해 매운 라면을 먹고 한국의 맛을 알린 것이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매운맛을 모르면 K문화를 즐기지 못하는 것’이라는 심리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운 라면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농심 신라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농심의 일본 내 매출액은 2017년 50억 엔(약 460억8000만 원)에서 2026년 200억 엔(약 1843억5000만 원)까지 성장했다. 아직 닛신식품이나 도요수산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는 매섭다. 일본 메이커들 입장에서는 안방을 내주게 되는 상황인 셈이다.
북미 또한 마찬가지다. 농심의 북미 매출액은 2022년 약 5530억 원을 넘어 닛신을 앞질렀다(1위 도요수산). 유럽의 농심 매출액도 1억 달러(약 1446억 원) 규모로 성장, 한국의 매운맛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북미 시장, ‘즉석 면 한·일전’열릴까
한국 메이커 중 매운맛으로 약진하고 있는 것은 농심뿐만이 아니다. 중심에는 불닭볶음면의 선풍적인 인기를 선도하고 있는 삼양식품도 있다.
일본을 포함해 세계 시장에서 삼양의 인지도는 농심보다 낮지만 불닭볶음면의 선풍적 인기는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에 없었던 ‘치킨 풍미의 국물 없는 매운 비빔라면’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치즈를 가미한 변형 레시피가 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한국의 매운맛에 도전하는 챌린지’의 핵심에 서 있다.
이에 삼양식품 해외 매출액은 2024년 약 1조3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 중 25%가 미국과 중국 시장이 차지했는데, 삼양은 현지 생산 공장을 확충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즉석 면 한·일전의 무대로 미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즉석 면 시장 규모는 2022년 22억 달러(약 3조1800억 원)로 2019년 대비 약 1.6배 증가했다. 즉석 면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비축 가능한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이 주목받으며 시장 규모가 성장 중이다. 일시적 유행이 아닌 식문화로 정착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런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인 일본의 점유율을 신흥 강자인 한국 메이커들이 K문화와 매운맛을 앞세워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만큼 2026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마구치 신 IT비즈니스 경제분석가는 “성장하는 즉석 면 시장인 미국에서 즉석 면 전통의 강자인 일본과 신흥 강자인 한국 메이커들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