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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박명? 이제는 생존이 우선"…폴란드 K2 흑표, 드론 잡는 '철갑 모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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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박명? 이제는 생존이 우선"…폴란드 K2 흑표, 드론 잡는 '철갑 모자' 쓴다

러-우 전쟁의 교훈…K2 전차에 '슬랫 아머' 장착 논의 급물살
폴란드 국방부 "K2PL 60여 대 국내 생산…기술 이전으로 방산 역량 강화"
폴란드 오지쉬(Orzysz) 훈련장에서 K2 흑표 전차가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우측 상단에는 최근 한국 육군이 시범 운용 중인 '대드론 방호막(Anti-drone roof)'을 장착한 K2 전차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다. 폴란드 언론은 이 사진을 인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에 따라 폴란드군이 도입한 K2 전차에도 드론 방어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포르살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오지쉬(Orzysz) 훈련장에서 K2 흑표 전차가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우측 상단에는 최근 한국 육군이 시범 운용 중인 '대드론 방호막(Anti-drone roof)'을 장착한 K2 전차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다. 폴란드 언론은 이 사진을 인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에 따라 폴란드군이 도입한 K2 전차에도 드론 방어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포르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차'로 불리던 매끈한 실루엣의 시대는 갔다. 우크라이나 전장이 전차의 미학을 '생존'이라는 절대 명제로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폴란드가 도입한 한국산 명품 전차 K2 '흑표' 역시 드론의 위협 앞에서 예외는 아니다.

최근 폴란드 현지에서 K2 전차에 일명 '안티 드론 슬랫 아머(Anti-drone slat armor)'를 장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 국방부가 K2PL의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ToT)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해 주목된다.

'비웃음' 사던 철망, 이제는 전차의 필수품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 전차들이 포탑 위에 엉성하게 용접한 철망을 두르고 나타났을 때 서방 전문가들은 코웃음을 쳤다. "현대적인 대전차 미사일 앞에서 무용지물"이라는 조롱 섞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장의 현실은 냉혹했다. 수백만 원짜리 자폭 드론(FPV)이 수십억 원짜리 전차의 상부를 타격해 무력화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다락방' 같은 철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폴란드 군사전문지 포르살(Forsal.pl)은 7일(현지 시각) "한국군이 최근 훈련에서 K2 전차와 K21 장갑차에 대드론 방호막을 장착한 모습을 공개했다"면서 "이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훈을 발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폴란드군이 따라야 할 모델"이라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총 366대의 K2 전차를 도입하는데 이 중 180대는 한국 직도입분(K2GF), 나머지는 폴란드형 개량 모델인 K2PL로 구성된다. 특히 K2PL에는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최첨단 능동 방호 시스템(APS)인 '트로피(Trophy)'가 장착될 예정이다.

여기서 기술적 난제가 발생한다. 트로피 시스템의 레이더와 센서가 전차 주변을 감시해야 하는데, 물리적인 철망 구조물이 이를 가려 간섭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포르살은 "트로피와 대드론 방호막의 공존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면서 "폴란드 국방부와 군이 이미 관련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폴란드 "K2는 단순 수입품 아니다"…기술 이전 본격화


한편, 폴란드 국방부는 K2 프로그램이 단순 구매를 넘어 자국 방위산업 도약의 발판임을 분명히 했다.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은 최근 의회 답변을 통해 "K2PL 계약에는 광범위한 기술 이전(ToT)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유지·보수·정비(MRO) 능력 확보를 위한 기술 자료와 장비 이전 △약 3800개 품목에 이르는 부품 생산과 조립 기술 전수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향후 도입될 K2PL 60여 대와 구난전차 등 지원 차량 81대는 폴란드 현지 방산업체인 PGZ와 부마르-라뼁디 주도로 생산될 예정이다.
베이다 차관은 "2022년 K2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납기'였다"면서 "계약 5개월 만에 전차가 도착했고, 한국산과 폴란드산 비율을 50:50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