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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자본가'로... 中 해외 투자 모델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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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자본가'로... 中 해외 투자 모델의 대전환

2024년 해외 직접 투자(ODI) 1,922억 달러 기록... 사상 최고치 육박
단순 인프라 건설 벗어나 전기차·통신 등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 통째로 이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
중국 경제가 유입 자본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글로벌 주요 자본 수출국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기업들이 무역 전쟁과 국내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ODI 성장 동력: 무역 장벽 극복과 새로운 시장 개척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ODI)는 2024년 전년 대비 8.4% 증가한 1,922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의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는 이러한 유출 흐름이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동인은 세 가지다. 첫째,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역풍을 피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다.

둘째, 중국 내 치열한 가격 전쟁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다.

셋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다. 특히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는 36.8% 급증하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클러스터 형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 투자 모델의 진화: '체인 이전'과 기술 현지화


과거 '일대일로' 초기에는 국영기업 중심의 단순 인프라(도로, 항만) 건설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녹색 에너지, 통신,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부문의 현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중국인민은행(PBOC) 분석가들은 이를 '체인 이전(Chain Transfer)' 모델로 명명했다. 이는 대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방 부품 공급업체들이 한꺼번에 이동하여 수용국에 완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화웨이가 아프리카에서 현지 전문가 수만 명을 교육하고,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유럽에 공장을 세워 기술 표준을 이식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 위안화 국제화의 '지렛대'가 된 해외 투자


해외 투자의 확대는 위안화가 달러의 대안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민은행 백서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진출 기업의 27.1%가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위안화로 집행했다. 또한 설문에 응한 기업의 67%가 향후 위안화 사용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중국은행(BOC) 등 대형 금융기관들도 동남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위안화 결제 및 무역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며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본 수출이 늘어날수록 위안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자연스럽게 창출되는 구조다.

◇ 고품질 투자자로의 전환과 규제 리스크


중국은 이제 단순한 자본 수출국을 넘어 기술 이전과 경영 전문성을 결합한 고품질 투자자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규제 감시 강화와 현지 노동력 활용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무디스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정교한 가격 책정과 준수 시스템을 갖춘 금융기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