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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전기차 전쟁 ‘소프트 랜딩’...관세 대신 ‘가격 하한선’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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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전기차 전쟁 ‘소프트 랜딩’...관세 대신 ‘가격 하한선’ 합의

브뤼셀, 중국산 전기차 수입 시 ‘최저 수입 가격’ 제안 허용 지침 발표
관세 전쟁 전면전 피하며 ‘협의를 통한 해결’ 이정표 마련... 미-중 갈등 속 실용적 선택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과 EU가 수년간 지속되어 온 중국산 전기차 무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중대한 이정표를 발표했다.

1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기존에 부과했던 고율의 상계 관세 대신 중국 수출업자들이 제안하는 '가격 약속(Price Undertaking)'을 수용할 수 있다는 공식 지침을 공개하며 분쟁의 '연착륙' 신호를 보냈다.

◇ 관세 대신 ‘최저 가격’ 제안... 보조금 효과 제거가 핵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수출 시 지켜야 할 ‘최저 가격’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는 절차를 설명하는 문서를 발표했다.

이 제안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시장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제거하고, 기존 관세 부과와 동등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EU 측은 단순한 가격 약속을 넘어, 중국 기업들이 유럽 내 연간 출하량을 조절하고 현지 투자 계획을 포함하도록 권장했다.

이러한 제안이 수락될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2024년 10월부터 부과되었던 최소 7.8%에서 최대 35.3%에 달하는 상계 관세 적용이 유예되거나 수정될 예정이다.

◇ "대화로 해결할 의지 확인"... 베이징, 즉각적인 환영 메시지


중국 상무부는 즉각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번 진전은 양측의 대화 정신과 협의 결과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상무부는 이번 합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하에서 분쟁을 해결하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양측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합의 과정에서는 지난 12월 폭스바겐의 중국 합작 투자사가 제출한 가격 계약 제안에 대한 EU의 공식 검토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내 제조 시설을 둔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가 되면서 협상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 불확실성 속 '기술적 진보'... 신뢰 부족은 여전한 과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중대한 정치적 돌파구라기보다는 양측이 전면적인 경제 전쟁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기술적 진보'로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 외국어대학의 최홍젠 교수는 "양측 모두 워싱턴(트럼프 행정부)과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어 단기적으로 긴장을 해소하려 하지만, 서로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부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나틱시스(Natixis)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녀는 "이 제도가 유럽 소비자들의 구매 비용을 상승시키고 EU 관세의 신뢰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오히려 유럽의 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 주재 중국 상공회의소는 "이번 합의가 기업 신뢰를 크게 강화하고 유럽에 투자하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이번 기술적 합의를 바탕으로 향후 시장 개발과 기술 혁신 분야에서도 협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