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발릭파판 RDMP 준공… 하루 36만 배럴 생산 능력 확보
韓 정유 수출 타격 불가피 vs 고부가 화학·O&M 수주 기회 공존
韓 정유 수출 타격 불가피 vs 고부가 화학·O&M 수주 기회 공존
이미지 확대보기CNBC 인도네시아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동칼리만탄주에서 열린 ‘발릭파판 정유 개발 마스터플랜(RDMP)’ 준공식에 참석해 본격적인 시설 가동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앞서 지난 11일 보고르 함발랑 사저에서 관계 장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이번 가동이 국정 핵심 과제인 ‘아스타 치타(Asta Cita)’ 실현을 위한 에너지 가공 산업(Hilirisasi) 강화의 결정적 계기라고 강조했다.
동남아 에너지 지도 바꾼 74억 달러의 승부수
발릭파판 RDMP 프로젝트는 단순한 정유 공장 증설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공사 페르타미나(Pertamina)의 자회사 PT KPI가 주도한 이 사업은 투자비만 74억 달러(약 10조8900억 원)에 이르는 국가 전략 사업(PSN)이다. 낡은 정유 시설을 현대화해 생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준공으로 발릭파판 정유소의 일일 원유 처리 용량은 종전 26만 배럴에서 36만 배럴로 38% 이상 늘어났다. 이는 동남아시아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규모다. 물류 인프라 또한 대폭 확충했다. 32만 톤급(DWT)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정박할 수 있는 해상 계류 시설(SPM)을 갖췄고,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저장 탱크를 새로 지어 물류 효율성을 세계 수준으로 높였다.
연 5조9000억 원 외화 유출 차단… 경제 효과 44조 원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에 사활을 건 까닭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해소에 있다. 산유국임에도 정제 시설이 부족해 휘발유와 경유 등을 비싼 값에 사다 쓰는 구조적 모순을 끊어내겠다는 의지다.
페르타미나 분석을 보면, 이번 시설 가동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 핵심 연료를 자체 생산하게 되어 해마다 68조 루피아(약 5조9200억 원)에 이르는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 국가 국내총생산(GDP)에 끼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514조 루피아(약 44조8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점은 기술 고도화다. 이번에 도입한 '잔사유 유동상 촉매 분해(RFCC)' 설비는 원유를 정제할 때 휘발유, 경유, 등유 등 가벼운 성분을 뽑아내고 남는 무거운 기름(잔사유)을 원료로 유로 5(Euro V)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고부가가치 청정 연료를 생산한다. 밀라 수치야니 PT KPI 기업 비서실 대행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연간 33만 6000톤의 LPG를 추가 생산해 국가 에너지 전환의 중추 노릇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韓 산업계 '양날의 검'… 수출 품목 재편하고 O&M 시장 노려야
한국 산업계에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다. 우선 정유업계는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주요 석유 제품 수출국 중 하나다. 발릭파판 정유소가 본격 가동하면 한국산 휘발유와 경유 수요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정유사들이 범용 연료 수출에서 벗어나 윤활기유나 고기능성 화학제품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 연료 공급자에서 벗어나 기술 격차를 활용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건설·엔지니어링(EPC) 업계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현대엔지니어링 등 한국 기업은 이미 발릭파판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후속 정유소 현대화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 추가 수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단순 시공을 넘어 유지보수(O&M)와 공정 최적화 디지털 솔루션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규모 플랜트는 준공 이후의 운영 효율성이 수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앞선 IT 기술과 플랜트 운영 노하우를 결합한 패키지 수출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홀로서기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한국 기업들이 변화한 시장 환경에 맞춰 발 빠르게 체질을 개선하고, 단순 시공자가 아닌 '기술 파트너'로서 위상을 재정립할 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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