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TSMC, AI에 82조 ‘올인’… “거품론? 확실한 수요 봤다”

글로벌이코노믹

TSMC, AI에 82조 ‘올인’… “거품론? 확실한 수요 봤다”

매출 30% 성장·마진 56% 상향 자신감… 패키징 기술에 투자 집중
美·대만 무역협정 압박 속 애리조나 공장 확장 가속
삼성과 ‘쩐의 전쟁’ 격화… 파운드리 독주 체제 굳히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인공지능(AI) 붐의 장기화를 확신하며 2026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역대 최대인 560억 달러(약 82조 원)로 확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인공지능(AI) 붐의 장기화를 확신하며 2026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역대 최대인 560억 달러(약 82조 원)로 확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인공지능(AI) 붐의 장기화를 확신하며 2026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역대 최대인 560억 달러(82조 원)로 확정했다. 이는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잠재우는 강력한 신호탄이자, 미국과 대만 간 새로운 무역협정에 따른 지정학적 파고를 넘기 위한 승부수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주요 외신이 15(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TSMC는 올해 자본 지출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520~560억 달러(76~82조 원)로 책정했다. 엔비디아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칩 주문이 여전히 폭발적이라는 방증이다.

AI 슈퍼사이클의 증명, “수요 확인했다


TSMC의 이번 투자 계획은 시장 일각에서 제기하던 ‘AI 거품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근거가 된다. 웨이저자(C.C. Wei) TSMC 최고경영자(CEO)1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수요가 진짜인지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다이다라며 우리가 56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2026년 매출 성장률 목표치를 30%로 제시했으며, 장기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전망치도 53%에서 56%로 상향했다. 번스타인의 데이비드 다이 분석가는 이익률 56% 상향은 놀라운 수치로 AI 수익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투자의 질적 변화다. 단순히 웨이퍼 생산 능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 전체 투자의 10~20%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분야에 할당했다. 이는 제조된 반도체 칩을 기기에 장착 가능한 상태로 가공하고, 칩 간의 전기적 연결을 돕는 후공정 기술로, 최근 AI 반도체 성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재 AI 가속기 공급 부족의 주원인은 칩 자체보다 여러 칩을 하나로 묶는 패키징 공정의 병목 현상에 있다. TSMC는 코워스(CoWoS) 등 패키징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해 엔비디아 등 고객사의 대기 시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대만 무역협정과 지정학적 셈법


역대급 투자의 배경에는 미국의 통상 압박도 자리한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대만 무역 협정은 TSMC의 미국 내 확장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정으로 대만 기업들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에 최소 2500억 달러(367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대만산 수입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로 제한하고, 공장 건설용 장비 관세를 면제한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기업은 100%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며,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호응해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인근 토지를 추가 매입하며 확장 채비를 마쳤다. 이는 미 정부의 보조금과 관세 혜택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려는 고도의 셈법이다.

삼성의 추격 vs TSMC의 독주… 2026년 파운드리 지형도는?


TSMC2026자본의 장벽을 더 높게 쌓으면서,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당분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종합하면, 2026TSMC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4~6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0~12%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검증된 1등 업체로 주문이 쏠리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격차의 핵심은 패키징수율이다. 빅테크 고객사들은 칩 제조뿐만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결합하는 패키징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TSMC가 올해 패키징에만 최대 110억 달러 이상을 배정한 것은 이 독점 체제를 절대 허물지 않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Turn-key)’ 전략과 2나노(n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선점으로 반격을 노린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은 삼성에게 골든타임이자 최대 위기의 해라고 진단한다. TSMC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고히 하며 빅테크와의 밀월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기술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영원한 2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6년 반도체 대전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TSMCAI라는 날개를 달고 얼마나 더 높이 비상할지, 그리고 삼성이 기술적 차별화로 그 견고한 성벽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