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버스·전광판 덮은 'KSS-III' 광고…캐나다 언론 "삼성·현대차급 인지도 노려"
독일 TKMS와 60조 원 사업 파이널 경쟁…"경제적 파급효과 강조해 여론·정치권 동시 공략"
독일 TKMS와 60조 원 사업 파이널 경쟁…"경제적 파급효과 강조해 여론·정치권 동시 공략"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시민들이 최근 도심 곳곳에 등장한 이색적인 광고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샌드위치 가게의 '서브(Sub)' 메뉴 광고가 아니라, 차고에는 도저히 들어가지 않을 거대한 3000톤급 잠수함(Submarine)을 판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총사업비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를 위해 오타와 현지에서 공격적인 여론전에 돌입했다고 캐나다 통신사 '더 캐내디언 프레스(The Canadian Press)'가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타와 공항부터 버스까지…"캐나다를 위한 최고의 경제 계획"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몇 달간 오타와 공항, 시내버스 후면, 대형 옥외 전광판,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자사의 'KSS-III(도산안창호급)' 잠수함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한화의 현지 홍보를 담당하는 프로스펙터스 어소시에이츠(Prospectus Associates)의 킬란 그린(Keelan Green) 수석 파트너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는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달 사업 중 하나"라며 "우리의 목표는 캐나다인들에게 한화를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세계적인 한국 브랜드의 반열로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TKMS와 맞대결…"정치인 움직이려면 유권자 설득해야"
캐나다 연방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2035년부터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가을, 최종 후보는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 두 곳으로 압축됐다. 캐나다 정부는 2028년 이전에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B2G(기업 대 정부) 사업인 방산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대중 광고가 등장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필립 라가세(Philippe Lagasse) 칼턴 대학교 교수는 "이런 마케팅은 구매 결정권자인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론, 즉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이번 사업의 결정 기준이 단순한 성능을 넘어, 일자리 창출 등 캐나다에 얼마나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데이비드 소버먼(David Soberman) 토론토대 로트만 경영대학원 교수는 "군 당국은 기술적 장단점을 따지지만, 결국 결정은 정치인이 내리고 그들은 유권자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며 "비용뿐만 아니라 캐나다 내 고용 창출 효과 등이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안보 지형…방산 광고의 일상화
이번 광고전은 급변하는 캐나다의 안보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카니 총리는 나토(NATO)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고 북극해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마커스 기슬러(Markus Giesler) 요크대 슐릭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화의 광고는 특정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군사 기술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으로 '정상화(Normalizing)'하는 과정"이라며 "냉전 시대처럼 국방비 지출이나 군사 기술에 대한 논의가 식탁 위 대화 주제로 다시 올라오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한편, 경쟁사인 독일 TKMS 측은 한화의 광고 캠페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 10월 오타와를 방문해 TKMS 잠수함 세일즈에 나선 바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