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PC·폰 살 때 아니다"... 메모리 4.4배 폭등에 '메모리 대재앙' 공포 현실화

글로벌이코노믹

"PC·폰 살 때 아니다"... 메모리 4.4배 폭등에 '메모리 대재앙' 공포 현실화

獨시장 DDR5 6개월 새 340% 치솟아... 삼성 '갤북6' 25% 인상·퀄컴 칩 300달러 돌파
부품가 급등이 완제품 가격 전가... "2026년은 하드웨어 소비자의 '암흑기'"
2026년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하드웨어 시장에 '램포칼립스(RAMpocalypse·메모리 대재앙)' 공포가 현실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하드웨어 시장에 '램포칼립스(RAMpocalypse·메모리 대재앙)' 공포가 현실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하드웨어 시장에 '램포칼립스(RAMpocalypse·메모리 대재앙)' 공포가 현실화했다.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메모리 가격이 반년 만에 4배 이상 폭등한 기현상이 포착된 가운데, 이러한 부품 원가 상승이 삼성전자의 최신 노트북과 퀄컴의 차세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인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비용 상승이 소비자가격 폭등을 견인하는 '테크플레이션(Tech-flation)'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0유로짜리 메모리, 한 달 오름폭만 147유로... "상식 벗어난 초인플레이션"


독일의 하드웨어 전문 매체 3DCenter와 비디오카즈(VideoCardz)19(현지시각) 공개한 시장 분석 자료를 보면, 현재 PC 메모리 시장은 정상 범주를 넘어섰다. 분석에 따르면 20261월 중순 기준 독일 내 DDR5 메모리(데스크톱용 20종 평균) 가격은 지난해 7월과 견줘 340% 폭등했다. 소비자는 6개월 전과 같은 제품을 사려면 4.4배에 이르는 비용이 필요하다.

가격 상승세는 가히 충격이다. 2x32GB DDR5-5600 키트 가격은 지난달 530유로(90만 원)에서 이달 677유로(116만 원)로 뛰었다. 한 달 새 오른 금액인 147유로(25만 원)가 지난해 7월 당시 해당 제품의 전체 판매가(140유로, 24만 원))보다 비싼 기현상이 벌어졌다.

가장 대중적인 제품군인 '표준(Standard)' DDR5 메모리의 타격이 가장 컸다. 2x16GB DDR5-6000 모델은 지난해 775유로에서 이달 395유로(12~67만 원)427%나 치솟았다.

최신 규격이 아닌 구형 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DDR3DDR4 제품군 역시 지난해 7월보다 평균 219%(3.2) 올랐다. 특히 DDR5의 가격 상승세가 1월 들어 27.6%로 다소 주춤한 반면, 구형 메모리는 지난달 대비 46.3%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3DCenter는 이를 두고 "PC를 조립하거나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에게 20261월은 최악의 시기"라고 진단했다.

원가 상승 압박... 삼성전자, '갤럭시 북6 프로' 가격 25% 대폭 인상


부품 가격 급등은 즉각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IT 전문 매체 Wccftech는 지난 19일 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둔 '갤럭시 북6 프로'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 대비 대폭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보에 따르면, 인텔의 차세대 칩 '팬서 레이크(Panther Lake·코어 울트라 시리즈3)'를 탑재한 갤럭시 북6 프로(NT960XJG-KD72G)의 출고가는 351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 북5 프로'(2808000)보다 70만 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인상률은 25%에 이른다.
Wccftech"인텔의 최신 칩 탑재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고려하더라도 500달러(73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 인상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가격 폭등의 주원인으로 D(DRAM)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원가 상승을 꼽았다.

특히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자체적인 메모리 생산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부품 원가 상승의 흐름을 완제품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작인 '갤럭시 북5 프로' 출시 당시와 비교해 가격 인상 폭이 두드러진 점은, 결국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등 핵심 자재의 가격 급등이 실제 제품 가격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 2나노 웨이퍼 3만 달러 시대... "스마트폰 칩 하나에 300달러"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장도 '칩플레이션(Chip-flation)'의 직격탄을 맞았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서다.

Wccftech는 지난 18일 퀄컴이 올해 하반기 선보일 차세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 프로' 칩셋 가격이 개당 300달러(44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작인 5세대의 추정 가격(280달러)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은 파운드리 공정 비용 증가다. 퀄컴과 미디어텍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은 대만 TSMC2나노미터(nm) 공정인 'N2' 또는 'N2P'를 채택할 예정이다. 현재 업계는 TSMC2나노 웨이퍼 장당 가격이 3만 달러(442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기존 3나노 공정보다 훨씬 비싼 수준이다.

매체는 "퀄컴이 자체 개발한 '오라이온(Oryon)' 코어를 적용하며 가격 결정권을 쥐었다""여기에 D램과 낸드 가격 상승까지 겹쳐 스마트폰 제조사의 원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샤오미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상위 '초프리미엄' 모델에만 해당 칩을 제한적으로 탑재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2026년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전자기기 소비자가격이 구조적으로 오르는 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