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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설 폭풍 속 ‘움직이는 보조 배터리’… 현대 아이오닉 5, 미국 가정의 생명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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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설 폭풍 속 ‘움직이는 보조 배터리’… 현대 아이오닉 5, 미국 가정의 생명줄 되다

美 전역 정전 사태 속 전기차 V2L 기능 주목… “교통수단 넘어 비상 전력 자산으로”
가정용 백업 전원 설정 시 5일 이상 전력 공급 가능… ‘에너지 독립’의 새로운 대안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비상시 가정을 지키는 ‘에너지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비상시 가정을 지키는 ‘에너지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미국 전역을 덮친 북극발 빙설 폭풍으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은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비상시 가정을 지키는 ‘에너지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노후화된 전력망이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의 기상 현상을 견디지 못하면서, 전기차의 차량 외부 전력 공급(V2L, Vehicle-to-Load) 기능이 재난 상황의 게임 체인저로 확인된 것이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자동차 매체 토크뉴스에 따르면, 아이오닉 5에 탑재된 V2L 기술은 차량 배터리의 고전압 직류 전기를 가정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120V(북미 기준) 교류 전력으로 변환해 주며 정전된 가구들의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 V2L 기술: 전기차를 거대한 ‘모바일 보조 배터리’로 변신


온라인 커뮤니티 r/electricvehicles의 한 사용자는 "미국에 큰 폭풍이 몰아치고 정전이 발생한 상황에서 전기차가 집에 동력을 공급하는 것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혁신"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미국 유저 'Rob94708'은 V2L 어댑터를 휴대용 파워스테이션에 연결해 집안의 모든 조명, 인터넷 공유기, 그리고 가스 보일러의 팬을 가동했다. 그는 약 300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80kWh급 ‘집 전체 백업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아이오닉 5는 사용자가 배터리 사용 한도(예: 20~50%)를 설정할 수 있어, 비상 전력을 공급하면서도 추후 대피나 이동에 필요한 최소 주행 거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 전력 공급 능력 분석: 77.5kWh 배터리로 며칠이나 버틸까?


장거리형 아이오닉 5(77.5kWh 배터리)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비상 전력으로서의 잠재력은 상당하다.

배터리의 80%를 백업용으로 할당하면 약 62kWh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조명, 냉장고, 통신 장비 등 필수 기기를 사용하는 평균 부하를 500W로 가정할 때, 재충전 없이 약 5일(124시간) 동안 가정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비상 발전기와 달리 소음과 배기가스가 전혀 없으며, 실내외 어디서든 깨끗하고 조용한 전력을 즉각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 안전한 사용을 위한 필수 가이드


전기차를 가정용 백업 전원으로 사용할 때는 안전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집안의 전력을 전기차로 공급하기 전, 반드시 메인 차단기를 내려 외부 전력망(Grid)과의 연결을 차단해야 한다. 이는 전력 복구 시 발생할 수 있는 역전류 사고와 작업자의 부상을 막기 위함이다.

V2L의 최대 출력은 약 1.8kW로 제한되므로, 건조기나 전기 레인지 같은 고전력 가전제품의 차단기는 꺼두는 것이 시스템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

또한, 차량 내부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실시간 전력 소비량과 남은 배터리 잔량을 상시 확인해야 한다.

현대 아이오닉 5의 V2L 기능은 단순한 편의 사양을 넘어 미 서부의 빈번한 정전과 북동부의 혹한 속에서 실질적인 ‘생명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더 많은 운전자가 전기차를 에너지 독립과 비상 대비를 위한 필수 장비로 인식함에 따라, 향후 V2H(Vehicle-to-Home) 기능을 통해 전력망과 가정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는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