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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계 20대 반도체 장비 시장에 3개사 진입… ‘공급망 자립’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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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계 20대 반도체 장비 시장에 3개사 진입… ‘공급망 자립’ 가속

미국 수출 규제가 오히려 국산화 동력으로 작용… 나우라(Naura) 세계 5위 등극
식각·증착 이어 리소그래피까지 전 공정 커버… 자급률 3년 만에 10%서 30%로 급증
나우라 테크놀로지(Naura Technology)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칩메이킹 장비 공급업체였다. 사진=나우라 테크놀로지이미지 확대보기
나우라 테크놀로지(Naura Technology)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칩메이킹 장비 공급업체였다. 사진=나우라 테크놀로지
미국의 강력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 현지 반도체 장비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끄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중국 장비 업체들이 공급망의 약점을 보완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결과, 세계 상위 20대 반도체 제조 장비 공급업체 명단에 중국 기업 3곳이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일본 연구기관 글로벌 넷(Global Net)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20대 반도체 장비 기업 중 중국 업체는 2022년 단 1곳에서 3곳으로 늘어났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국가 기금과 지방 당국의 자본을 총동원해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성과로 풀이된다.

◇ ‘나우라’ 세계 5위 등극… 미국·일본 기업 턱밑까지 추격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기업은 중국 국가 지원을 받는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Naura Technology Group)이다.

나우라는 2022년 세계 8위에서 2025년 추정치 기준 세계 5위로 수직 상승하며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등 전통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1년 설립된 나우라는 식각(에칭), 증착 등 반도체 핵심 공정 장비를 생산하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1% 성장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 AMEC·SMEE 등 신규 진입… 5나노 미세 공정까지 사정권


나우라 외에도 새로운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에 속속 진입했다.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AMEC(Advanced Micro-Fabrication Equipment)은 올해 13위로 리스트에 합류했다.
AMEC의 주력 식각 시스템은 최첨단 5나노미터(nm) 칩 생산 라인에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위를 차지한 상하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장비(SMEE)는 웨이퍼 인쇄의 핵심인 리소그래피(노광) 장비를 생산하며 중국 내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비록 ASML의 최첨단 시스템에는 미치지 못하는 구세대 장비 위주지만, 규제로 인해 수입이 막힌 중국 내 수요를 독점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 장비 자급률 30% 돌파… 전 공정 국산화 ‘라스트 마일’ 돌입


미국의 규제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장비 국산화에 사활을 걸게 만들었다. 일본 테크노 시스템즈 리서치의 오모리 테츠오 수석 애널리스트는 "3년 전 약 10%에 불과했던 중국의 반도체 장비 현지 생산 비중이 현재 20~30%까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제조업체들은 증착, 식각, 세정 등 1,000개 이상의 복잡한 반도체 제조 공정 대부분을 담당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상위 30위권까지 범위를 넓히면 ACM 리서치와 화칭 테크놀로지 등 추가적인 중국 이름들이 포진해 있다.

◇ ‘EUV 장비’는 여전한 과제… 장기적 기술 패권 경쟁 심화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존재한다. 2nm 및 3nm 칩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는 여전히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하고 있으며, 중국은 아직 이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중국이 EUV 기계를 자체 제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중국의 반도체 장비 판매액이 4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시장으로 우뚝 선 만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추격이 장기적으로 서방과 일본 기업의 기술 우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