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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워시' 지명... '초저금리 시대' 다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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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워시' 지명... '초저금리 시대' 다시 열리나

'금융위기 해결사' 케빈 워시 전 이사 낙점... 5월 임기 만료 파월 후임으로 공식 발표
매파에서 비둘기로 변신한 워시, "연준 운영 체계 바꿔야" 정책 대전환 예고
자동차 할부 금리 인하 기대 속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고착화 가능성
케빈 워시.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며 통화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케빈 워시는 역대 최고의 연준 의장 중 한 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선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인적 쇄신을 통해 자신의 경제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 베테랑'의 귀환... 35세에 연준 이사 지낸 위기관리 전문가


올해 55세인 케빈 워시 지명자는 월스트리트와 백악관을 모두 경험한 정통 경제 전문가다. 1995년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첫발을 뗀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관을 지냈다. 특히 2006, 35세라는 이례적인 나이에 연준 이사로 임명되어 2011년까지 재임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준과 시장 사이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 방문연구원인 그는 헤지펀드 거물 스탠리 드럭켄밀러의 패밀리 오피스 파트너로도 활동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지명하며 "외모부터 정책적 식견까지 주연급 인물"이라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연준은 스스로 상처 입혔다"... '매파'에서 '비둘기'로의 전략적 변신


워시 지명자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핵심 이유는 연준의 기존 운영 방식에 대한 날 선 비판과 정책 기조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봄 한 강연에서 "연준의 현재 상처는 대부분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며 팬데믹 시기 인플레이션 대응 실패와 기후 변화 등 정치적 의제에 매몰된 연준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적 자유를 되찾고 통화 정책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아야 한다"며 연준의 체질 개선을 공언했다.

주목할 점은 그의 변신이다. 과거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던 '매파'적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비둘기파'로 돌아섰다. 지난 10월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그는 "연준에 새로운 인물과 운영 체계가 들어서기 전까지 그들은 과거의 실수에 갇혀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정책에 힘을 실었다.

시장은 '안전한 선택'에 안도... 가계 대출 금리 향방은 엇갈려


금융시장은 워시의 지명을 비교적 차분하게 받아들였다. 지명 발표 직후 뉴욕 증시는 소폭 하락에 그쳤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큰 변동이 없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를 정치적 독립성을 완전히 상실한 인물보다는 월가 생리를 잘 아는 '예측 가능한 카드'로 평가하고 있다.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경제학자는 "투자자들은 워시가 지명된 것에 안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금리 인하가 미국 가계에 미칠 영향은 대출 종류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기준금리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는 자동차 할부 금융과 신용카드 대출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어 소비자들에게 부과하는 이율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30년 만기 고정 금리 주택 담보 대출은 기준금리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연동된다. 국채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향후 물가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경우 대출 금리는 반대로 오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상승한 전례가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현재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6.1%, 20237.8%보다는 낮지만 팬데믹 초기(2.7%)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준 수장 교체가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연준 이사회의 집단적 의사결정 과정과 시장의 반응을 더 지켜봐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