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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심장, 한국 기술로 다시 뛴다"…HD현대, 페루 해군 재건의 '키맨'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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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심장, 한국 기술로 다시 뛴다"…HD현대, 페루 해군 재건의 '키맨' 부상

페루 국영 조선소 '시마', HD현대중공업과 손잡고 '환골탈태'…함정 4척 동시 건조
단순 수입 넘어선 기술 이전…"5년간 일자리 1만 5천 개 창출, 한국식 조선 DNA 심는다"
1936년 지은 낡은 도크 대신 400m급 '슈퍼 도크' 건설 추진…남미 최대 '허브 항만' 야심
페루 카야오에 위치한 국영 조선소 '시마(SIMA) 페루' 전경. 최근 HD현대중공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한 시마 페루는 함정 공동 건조와 기술 이전을 통해 낙후된 조선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남미 최대의 해군 정비 및 건조 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사진=페루21이미지 확대보기
페루 카야오에 위치한 국영 조선소 '시마(SIMA) 페루' 전경. 최근 HD현대중공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한 시마 페루는 함정 공동 건조와 기술 이전을 통해 낙후된 조선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남미 최대의 해군 정비 및 건조 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사진=페루21

페루의 관문이자 태평양 전략 요충지인 카야오(Callao) 항구. 이곳에 위치한 페루 해군 국영 조선소 '시마(SIMA) 페루'에서는 최근 낯선 활기가 감돌고 있다. 녹슨 철판을 두드리던 망치 소리는 희망의 용접 소리로 바뀌었고, 기술을 배우러 해외로 떠났던 페루의 엔지니어들은 이제 한국의 파트너들과 함께 자국 노동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페루 유력 일간지 페루21(Perú21)은 2일(현지 시각) '독점: 페루 해군, 시마 페루의 해군 부활'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HD현대중공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맞이해 남미 조선업의 맹주로 부상하려는 페루의 야심 찬 계획을 집중 조명했다.

HD현대와 손잡은 페루…"단순한 건조 아닌 산업의 부활"


루이스 실바(Luis Silva) 시마 페루 총괄 매니저(해군 소장)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군은 함대 갱신을 위해 우리에게 전략적 파트너 선정을 위임했고,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함께) 4척의 함정을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협력은 단순한 '하청 생산'이 아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측에 선진 엔지니어링 설계, 블록 조립 방식, 특수 용접 기술 등 'K-조선'의 핵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는 페루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기술 자립'과 '국방 자주권'을 실현할 토대가 되고 있다.

실바 소장은 "이번 협력은 모든 페루인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향후 5년 동안 진행될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만 약 1만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기술 연구소들이 조선 산업 생태계에 참여하며 인적 자본을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퍼 플랜'은 끝났다…군수지원함부터 해양조사선까지


현재 카야오 조선소에서는 HD현대와의 협력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국책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해군 작전을 지원할 군수지원함(BALOG) 1·2호기, 페루 해양연구소(IMARPE)를 위한 해양조사선 '하이디 산탄데르(Haydee Santander)호', 그리고 해안 경비 강화를 위한 경비정 시리즈 등이 건조되고 있다. 매체는 "이 프로젝트들은 더 이상 약속이나 서류상의 계획이 아니다"라며 "실제 선체(Hull)와 엔진이 조립되며 작전 능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90년 된 도크 버리고 '남미 허브'로…5억 달러 투자 '슈퍼 도크' 청사진

시마 페루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바로 '남미의 허브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 확장이다.

현재 시마 페루가 운용 중인 드라이 도크(Dry Dock)는 1936년에 건설된 것으로, 최근 확장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포스트 파나막스'나 '네오 파나막스'급 초대형 선박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바 소장은 "카야오 항구와 샹카이 항구에 들어오는 거대 선박들을 정비하기 위해 새로운 도크가 절실하다"며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해군 기지 북쪽 부지를 활용해 4억~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투입, 길이 400m, 폭 60m 규모의 초대형 드라이 도크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카야오는 남미의 심장부라는 전략적 위치, 폭발하는 물동량이라는 조건을 갖췄다"며 "여기에 초대형 선박을 수용할 인프라(도크)만 갖춰진다면 명실상부한 터미널 항구(Terminal Port)로서 지역 경제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을 등에 업은 페루가 2026년을 기점으로 남미 방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기업이 심은 '조선업 DNA'가 지구 반대편 페루에서 거대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