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더미 속 11조 원 가치 ‘노다지’…생물공학 기반 ‘마이코마이닝’ 주목
미·중 공급망 갈등 대안으로 ‘도시 광산’ 가시화…환경 정화와 자원 확보 ‘일석이조’
미·중 공급망 갈등 대안으로 ‘도시 광산’ 가시화…환경 정화와 자원 확보 ‘일석이조’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곰팡이 균사체와 전기 충격 공법을 활용해 산업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이른바 ‘마이코마이닝(Mycomining)’ 기술이 환경 파괴 없는 새로운 자원 확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와 미국 라이스대학교 연구진의 최신 성과를 인용하며, 전통적인 암석 채굴 방식에서 벗어나 쓰레기 더미와 오염된 토양에서 희토류를 수확하는 혁신 공법을 소개했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가공의 90%를 장악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각국이 자국 내 폐기물을 활용해 자립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균사체의 흡수력 활용한 ‘생물학적 광산’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고분자·복합공학 그룹의 알렉산더 비스마르크(Alexander Bismarck) 책임자와 미첼 존스(Mitchell Jones) 재료과학자는 곰팡이의 뿌리 조직인 균사체(Mycelia)가 토양 속 미세 물질을 빨아들이는 성질에 주목했다.
이들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희토류 원소를 주입한 특수 점토에서 배양한 곰팡이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과 함께 희토류를 체내에 축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스 박사는 "오염된 산업 부지에 곰팡이를 대규모로 배양한 뒤 기존 농기계로 이를 수확하면 된다"며 "수집한 생물자원을 태워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남은 재에서 희토류를 분리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우나 스노옌보스 웨스트(Oona Snoeyenbos-West) 박사 또한 산업 현장에서 자생하는 곰팡이가 희토류와 구리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활용해 자원 회수와 토양 정화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업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석탄재·적니 속 ‘84억 달러’ 가치에 눈독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브릿지 스캔론(Bridget Scanlon) 수석연구원은 2023년 연구를 통해 "미국 내 석탄재 더미에 묻힌 희토류 가치만 84억 달러(약 12조 2000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적니 속 희토류 농도는 지각 평균보다 최대 20배나 높아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투어 교수는 "이 설비는 트럭에 실어 이동할 수 있을 만큼 휴대성이 좋아 현장에서 바로 자원을 회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성 확보와 정밀 분리 기술이 상용화 관건
이러한 기술들이 상업적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 경쟁력과 정밀 추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의 줄리 클링거(Julie Klinger) 부교수는 "희토류는 금이나 백금에 비해 가격대가 낮아 폐기물 추출 비용이 전통적 채굴 비용보다 비쌌던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실제 프랑스 화학사 솔베이(Solvay)는 과거 형광등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뽑아냈으나 수익성 악화로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추출 효율도 개선 과제다. 비엔나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전자 폐기물 내 세륨 농도가 5500ppb인 것에 비해 곰팡이가 농축할 수 있는 양은 350ppb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희토류와 함께 철, 갈륨, 스칸듐 등 다른 유가 금속을 복합적으로 회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 엘리먼트USA(ElementUSA)는 오는 2028년 적니 기반 희토류 추출 시범 공장을 가동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법이 성공할 경우 산업 폐기물 처리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원 공급망의 숨통을 틔우는 ‘자원 심비오시스(Symbiosis·공생)’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