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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라”... 7억 시장 삼킨 유럽·남미 ‘초대형 경제 요새’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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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라”... 7억 시장 삼킨 유럽·남미 ‘초대형 경제 요새’의 탄생

메르코수르 빗장 푼 EU의 결단… 쇠고기·자동차 관세 철폐로 시작된 ‘무역 대항해’ 시대
아마존 리튬부터 첨단 제조까지 묶였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하는 사상 최대의 단일 블록
브라질 산투스 항의 전경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산투스 항의 전경이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과 남미 공동시장의 결합이라는 전 지구적 규모의 경제 통합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양측은 수십 년간 이어진 지루한 협상을 뒤로하고 잠정 발효를 결정하며 7억 2천만 명에 달하는 거대 단일 시장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한 무역 협정을 넘어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대륙이 경제적 운명 공동체로 묶이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폴란드의 금융 및 경제 전문 매체인 머니가 2월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메르코수르와의 무역 협정을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비준 절차를 마친 상태에서 유럽의회의 최종 동의가 나오기 전까지 협정의 주요 내용을 우선 시행하겠다는 의지다. 이번 결정으로 유럽 기업들은 남미 시장 진출 시 매년 수십억 달러의 관세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식탁 물가 흔들 쇠고기와 설탕의 관세 장벽 철폐


이번 협정의 핵심은 남미산 농축산물의 유럽 시장 진출 확대다. 쇠고기와 설탕 그리고 에탄올에 대한 관세가 대폭 인하되거나 철폐되면서 유럽 내 식탁 물가 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저렴한 남미산 육류의 유입은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환영받을 일이지만 자국 농가를 보호하려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향후 정식 발효의 관건이 될 것이다.

남미로 향하는 유럽산 자동차와 와인의 파상공세


유럽 역시 막대한 이득을 챙길 준비를 마쳤다. 그간 높은 관세 벽에 가로막혔던 유럽산 자동차와 기계류 그리고 와인 등 고부가가치 상품들이 남미 4개국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갈 예정이다. 남미의 중산층 성장세와 맞물려 유럽 제조 기업들은 북미나 중국 시장에 의존하던 수출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남미 소비자들 또한 합리적인 가격에 유럽의 첨단 제품과 고품질 식품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된다.

대체 공급망 확보와 원자재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번 협정은 유럽에 천연자원의 안정적 공급처를 제공한다. 남미는 리튬과 구리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 자원의 보고다. 유럽연합은 이번 무역 협정을 통해 중국 등 특정 국가에 편중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고 남미 국가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 실익을 넘어 자원 안보라는 측면에서도 이번 결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마존 보호와 환경 기준을 둘러싼 마지막 시험대


거대 시장 출범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 내 환경 단체들은 남미의 농업 확장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번 협정에 환경 보호 의무를 명시하며 남미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 기준이 얼마나 준수될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경제적 번영과 환경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가 잠정 발효 기간 중 해결해야 할 핵심 숙제로 떠올랐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