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하원 외교위 표결… ASML 중고 장비 서비스 차단이 '조크 포인트'
"장비 고철될 판" 화웨이·SMIC 비상… 한국 반사이익보다 '리스크' 촉각
7나노 수율 20%의 늪… '미·중 패권 전쟁의 부메랑'에 타격 우려
"장비 고철될 판" 화웨이·SMIC 비상… 한국 반사이익보다 '리스크' 촉각
7나노 수율 20%의 늪… '미·중 패권 전쟁의 부메랑'에 타격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DUV 서비스 차단… 중국 '7나노 우회로' 완전히 끊는다
오는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 표결을 앞둔 매치법의 핵심 타깃은 네덜란드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다. 그간 중국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장비 수입이 막히자, 구형인 DUV 장비로 회로를 여러 번 겹쳐 찍는 '멀티 패터닝' 공법을 동원해 7나노급 칩을 생산해 왔다.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두뇌(AP)가 바로 이 고육지책의 산물이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수석 국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컴퓨팅 파워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라며 "중국이 밀수와 우회 경로로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확보하려 혈안이 된 것은 현재의 수출 통제가 중국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매치법은 중국 내 설치된 DUV 장비에 대한 ASML 엔지니어의 서비스와 부품 공급을 법으로 금지한다. 대당 약 1억 달러(약 1467억 원)에 달하는 정밀 장비는 상시 유지보수가 없으면 수년 내 가동이 불가능하다. 라이언 페다시욱 아메리칸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중국 로직 칩 제조 능력을 마비시킬 가장 치명적인 급소(Choke Point)는 바로 DUV 서비스 차단"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반발에 수위 조절했지만… ASML "매출 반토막" 비명
미 의회 내에서도 산업계 타격을 고려해 일부 수위를 조절하는 움직임은 있다. 17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당초 검토됐던 램리서치와 도쿄일렉트론의 저온 식각(Cryogenic Etch) 장비에 대한 포괄적 규제는 이번 수정안에서 일단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ASML의 위기감은 최고조다. ASML의 올 1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19%로, 지난해 4분기(36%)와 비교해 급감했다. 매치법이 통과되면 중고 장비 서비스라는 '캐시카우'마저 사라진다. 네덜란드 정부와 ASML은 "미국이 동맹국의 기술 주권까지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백악관 만찬에서 네덜란드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삼성·SK하이닉스, '중국 공백' 메울 기회인가 독인가
한국 반도체 업계에 매치법은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파운드리 경쟁사인 SMIC의 추격 속도를 늦춰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점이 호재다. 특히 중국이 장악하려던 중저가 가전·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과 SK의 입지가 강화되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가 더 뼈아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중국 내에서 대규모 메모리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다. 장비 유지보수 규제가 우리 기업 공장에까지 예외 없이 적용될 경우, 천문학적 자산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도 동일한 수준의 수출 통제 참여를 강요할 경우, 대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투자자·업계가 주목해야 할 3대 변곡점
미·중 반도체 전쟁의 향방을 가를 세 가지 지표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다.
첫째, 4월 22일 하원 외교위 표결이다. 매치법 최종 문구에 한국·일본 등 동맹국 기업에 대한 예외 조항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삼성·SK하이닉스의 대중 매출 구조를 직접 좌우한다.
둘째, ASML과 도쿄일렉트론의 실적 가이드라인이다. 양사의 대중국 매출 비중 변화는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CAPEX)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다. 장비 수주 급감은 중국 팹 투자 동결을 뜻한다.
셋째, 화웨이·SMIC의 7나노 수율이다. 현재 20% 수준에서 추가 하락할 경우, 중국의 AI 반도체 자립 전략은 장기 표류가 불가피하다.
수출 통제가 외교적 협상 카드로 소비되는 순간 전략적 우위는 사라진다. '슈퍼파워의 자살'이 될지, 중국 첨단 제조의 숨통을 끊는 결정타가 될지에 대해 전 세계의 시선이 워싱턴으로 집중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