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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펀드’의 첫 선택, 휴머노이드 굴기 중심 ‘갤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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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펀드’의 첫 선택, 휴머노이드 굴기 중심 ‘갤봇’

갤봇, 25억 위안(약 5300억 원) 수혈로 중국 비상장 로봇 가치 1위 등극
CATL 생산 라인 투입 및 세계 최초 자율 로봇 편의점 100개 상용화
베이징대 석학 주도, 하드웨어 넘어 ‘대규모 행동 모델’ 생태계 선점
갤봇(Galbot) 휴머노이드 로봇이 CATL 배터리 공장 생산 라인에 실제로 투입되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미지 확대보기
갤봇(Galbot) 휴머노이드 로봇이 CATL 배터리 공장 생산 라인에 실제로 투입되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확정한 가운데 관련 분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 사례가 나왔다.

중국의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 전문 스타트업인 '갤봇(Galbot·銀河通用)'은 최근 25억 위안(약 53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비상장 휴머노이드 기업 중 독보적인 몸값 1위에 올라섰다.

중국 현지 기술 전문매체 팬데일리(Pandaily)는 2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이번 투자가 중국 국가 인공지능(AI) 산업 투자펀드가 체화 지능 기업에 단행한 최초의 사례임을 확인하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로봇 굴기’ 의지를 시사했다.

국가 펀드와 산업 거물의 결탁, ‘연구실’ 넘어 ‘현장’ 정조준


이번 갤봇의 투자 라운드에는 중국 국가 AI 산업 투자펀드뿐 아니라 시노펙(Sinopec), 중신투자(CITIC), 중국은행(BOC) 자산운용, 상하이자동차(SAIC) 금융지주 등 국영기업과 산업계 거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투자가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실제 제조 공정의 생산성을 혁신할 수 있다는 확신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은 갤봇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동시에 자사 배터리 공장에 갤봇의 주력 모델인 '갤봇 S1'을 전격 배치했다.

S1은 CATL 공장에서 24시간 자율 배터리 교체 방식으로 운영되는 유일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도요타, 보쉬, BAIC 그룹 등 글로벌 제조사들로부터 이미 수천 대 규모의 선주문을 확보한 점은 갤봇이 '시제품' 단계를 넘어 '상용화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학계 석학이 빚은 ‘뇌-소뇌’ 아키텍처…리테일 시장까지 평정


갤봇의 독보적 경쟁력은 베이징대학교의 왕허 박사가 이끄는 풀스택 기술 역량에서 나온다. 왕 박사는 스탠퍼드대학교 출신의 세계적인 컴퓨터 비전 석학으로, 로봇의 지능적 판단을 담당하는 '뇌'와 정교한 물리적 움직임을 제어하는 '소뇌' 시스템을 독자 구축했다.
이러한 기술력은 제조 공장을 넘어 소비자의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갤봇은 '갤럭시 캡슐(Galaxy Capsule)'이라는 자율 편의점 브랜드를 통해 중국 내 20여 도시에 100개가 넘는 로봇 운영 지점을 확보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100대 이상 실제 상업 현장에서 운용되는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24시간 운영되는 스마트 약국과 즉석 소매 창고에서도 5000여 종의 품목을 로봇이 오차 없이 관리하며 운영 효율성을 증명하고 있다.

50㎏ 고하중 작업도 거뜬…산업 표준화로 ‘규모의 경제’ 완성


갤봇의 기술적 정수인 '갤봇 S1'은 양팔을 사용해 최대 50㎏의 무게를 처리할 수 있는 고강도 작업 능력을 갖췄다. 이는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10~20㎏ 남짓한 가벼운 물체만 다루던 한계를 정조준해 돌파한 수치다.

IP54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과 고온 견딤 설계를 적용한 S1은 분진과 진동이 심한 극한의 산업 현장에서도 8시간 연속 구동이 가능하며, 자율 배터리 교체 시스템을 통해 사실상 365일 무인 가동 체계를 실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국가 표준 체계’는 갤봇과 같은 선두 기업들에 강력한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즈위안 로봇이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31%를 기록하며 저가형 보급에 집중하는 사이, 갤봇은 고하중 작업과 정교한 서비스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축적하며 '질적 퀀텀점프'를 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표준화와 대량 양산 체제가 맞물리며 2026년 말에는 현재 수억 원대에 이르는 로봇 단가가 약 2만 달러(약 2900만 원) 수준으로 급락하며 본격적인 '로봇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본다.

데이터가 지배하는 로봇 시대, 한국형 대응 시급”

로봇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하드웨어 제조 능력을 넘어 '데이터 생태계'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일리의 보도처럼 갤봇이 국가 펀드의 지원을 받아 산업 현장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축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향후 글로벌 로봇 표준 경쟁에서 강력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임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기술 모방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복잡한 데이터를 학습하며 진화하는 중국산 휴머노이드의 파상 공세는, 로봇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글로벌 시장에 거대한 '메가 쇼크'로 다가올 전망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