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선제 대응…NPL 1%대 유지하며 '질적 성장' 전략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탄소중립 흐름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라는 두 가지 파고(波高) 앞에서, KB뱅크가 선택한 생존 전략은 '외형 확장'이 아닌 '질적 성장'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석탄 대출, 이제는 '우량 기업' 아니면 문 안 열어준다
쿠나르디 다르마 리에(Kunardi Dharma Liki) KB뱅크 사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경제 전문 매체 콘탄(Kontan.co.id)과의 인터뷰에서 석탄 부문 대출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가 제시한 지원 기준은 네 가지다. ▲탄탄한 재무 기초(펀더멘털)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 ▲장기 공급 계약 보유 여부 ▲가격 급락 시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금 흐름이다. 업황의 호불호가 아니라 개별 기업의 체질을 먼저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현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쿠나르디 사장은 "석탄 사업자들이 과거와 달리 사업 확장에 훨씬 신중해졌으며, 대출 요청 자체가 공격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공급자와 수요자 양쪽 모두 몸을 사리는 형국이다.
다만 이 같은 기조 전환이 KB뱅크 전체 실적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이다. 쿠나르디 사장은 "석탄 부문이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해당 부문의 변동이 은행 전체 성과를 좌우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지 확대보기성장의 무게중심, 제조업·공급망 금융으로 급격히 이동
쿠나르디 사장은 "우리의 신용 성장 전략은 다각화를 기본으로 하며, 강력한 기초 체력과 장기 전망을 갖춘 분야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겨냥한 금융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시장 선점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NPL 1%대·스트레스 테스트…'입체적 방어막' 구축
자산 건전성 관리에서도 KB뱅크는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노출된 부문을 대상으로 주기적 모니터링과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심사)를 병행하며, 광산 부문을 포함한 전체 대출 자산의 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나르디 사장은 "은행의 위험 감내 수준에 맞춰 총부실채권(NPL) 비율을 신중하고 통제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투자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NPL 비율은 1%대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의 동남아 ESG 전략, KB뱅크가 그린 첫 번째 청사진
KB뱅크의 이번 전략 선회는 단순한 개별 은행의 영업 방침 변경을 넘어선다. 이는 한국계 금융기관이 동남아시아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선제적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중 하나이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식 선언한 탄소중립 목표 연도(2060년)를 기준으로 대규모 에너지 전환을 추진 중이다. 조코위 전 대통령에 이어 프라보워 수비안토 현 대통령 역시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와 화석연료 의존도 감축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 전환기를 어느 금융기관이 먼저 잡느냐가 향후 10년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KB뱅크가 공급망 금융(SCF)과 에너지전환 금융에 집중하는 것은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글로벌 탈탄소 기조가 빨라질수록 석탄 금융의 리스크는 커지고, 그 공백을 메울 제조업·친환경 에너지 금융의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KB뱅크는 그 변곡점을 지금 통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B뱅크의 이 같은 행보가 인도네시아 내 '우량 은행'으로의 체질 전환을 위한 핵심 포석이라고 평가한다. 무분별한 외형 확장 대신 수익성과 안정성이 담보된 영역에 집중해 자산의 질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쿠나르디 사장의 말이 이 전략의 본질을 압축한다. "KB뱅크에게 성장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품질, 위험 규율, 지속 가능성을 의미한다." 탄소중립 시대의 파고를 정면 돌파하는 KB뱅크의 행보가 한국 금융의 동남아 전략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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