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원유 생산 중단 착수, 카타르 ‘불가항력’ 선언… 전 세계 공급망 마비 가속
물동량 138척→2척 급감, 에너지 패닉 확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퍼펙트 스톰’ 우려
물동량 138척→2척 급감, 에너지 패닉 확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퍼펙트 스톰’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6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마비로 쿠웨이트가 원유 생산 중단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내리는 등 중동 산유국 전체가 ‘수출 불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멈춰 선 유전과 저장 한계… 쿠웨이트의 고육지책
최근 중동 현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과거 석유 파동의 재림을 연상시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핵심축인 쿠웨이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이 전면 차단되자 일부 유전의 가동을 멈추기 시작했다.
생산한 원유를 실어 나를 유조선이 해협에 발이 묶이면서, 내륙의 원유 저장 시설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는 현재 원유 생산량뿐 아니라 정제 시설 가동률까지 국내 자가소비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감산 차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을 현상 유지 수준으로 축소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합동해양정보센터(JMIC)의 실시간 집계는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5일까지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평균 138척에서 단 2척으로 고꾸라졌다. 통과한 선박조차 에너지 수송과는 무관한 일반 화물선으로 밝혀져, 에너지 교역은 사실상 '제로(0)' 상태에 수렴하고 있다.
‘포스마죄르’ 도미노 확산… 카타르發 에너지 대란의 전말
사드 알카비(Saad al-Kaabi)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사태가 단기 해소될 가능성이 작다고 정조준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해협 통행 마비가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는 2~3주 안에 15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며,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며칠 내로 ‘포스마죄르(불가항력에 의한 계약 이행 불능)’를 공식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이미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거점인 카타르 라스라판 허브는 드론 공격 여파와 해상 봉쇄로 가동을 멈췄으며, 주요 고객사에 불가항력 통지를 발송한 상태다.
미국 정부가 연방 차원의 보험 지원을 약속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으나, 현장의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상화까지 수개월… 글로벌 경제 ‘퍼펙트 스톰’ 직면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그 후폭풍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카비 장관은 "설령 분쟁이 오늘 종식된다 하더라도, 헝클어진 에너지 공급망과 배송 주기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는 데는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에너지 수급 불안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한다.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지나는 통로"라며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압박은 물론 원료 수급 자체의 차질이 우려되어 정부와 긴밀히 비축유 방출 등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가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꿨듯, 이번 150달러 돌파 경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블랙 스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발 공급망 붕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기민한 공조와 대체 공급선 확보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