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형 Z1, 산업 현장 ‘경직성’ 깨는 모듈형 엔드이펙터 세계 최초 탑재
49자유도·130Nm 고출력 관절… ‘연구실용’ 넘어 실전 배치 가능 규격 확보
하드웨어·데이터 전면 개방한 ‘스타파이어’ 전략, 글로벌 표준 선점 노린다
49자유도·130Nm 고출력 관절… ‘연구실용’ 넘어 실전 배치 가능 규격 확보
하드웨어·데이터 전면 개방한 ‘스타파이어’ 전략, 글로벌 표준 선점 노린다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제조업계가 ‘고비용 저효율’의 자동화 굴레에 갇힌 가운데, 중국 엑스지신봇(XGSynBot, 이하 XG)이 산업 현장의 판도를 바꿀 실전형 휴머노이드 ‘Z1’을 앞세워 공습을 시작했다.
IT 전문 매체 아타르바 고사비(Atharva Gosavi)의 지난 1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XG는 실리콘밸리와 베이징을 잇는 이원 생중계 행사 ‘한 가지 이상의 정답(More Than One Answer)’을 통해 단순한 시제품을 넘어선 ‘공장형 노동 로봇’의 표준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휴머노이드가 연구실의 ‘마스코트’에 머물렀던 한계를 깨고, 기름 튀는 거친 제조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의 완성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6초의 혁명, ‘단일 목적 로봇’의 종말을 고하다
그동안 산업 현장의 로봇은 한 가지 작업만 수행하는 ‘경직성’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Z1은 세계 최초로 ‘모듈형 말단 효과장치(End-Effector) 급속 교체 시스템’을 탑재해 이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이 로봇은 집게 형태의 그리퍼부터 정밀 용접기, 강력한 흡착 컵에 이르기까지 작업에 필요한 도구를 6초 안에 스스로 갈아 끼운다.
이는 한 대의 로봇이 물류 이송, 부품 조립, 용접 공정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음을 뜻한다.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공정별로 전용 로봇을 각각 배치해야 했던 기존 설비 구조를 고려할 때, Z1과 같은 멀티태스킹 로봇의 등장은 공장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설비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XG의 최고경영자(CEO) 역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유연한 로봇을 만들었지만, 이들이 여전히 경직된 공정에 갇혀 있었다”며 Z1을 ‘실제 세상을 위한 블루칼라 노동자’로 정의했다.
49자유도와 130Nm 토크…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압도적 제원
Z1의 하드웨어 스펙은 산업용 로봇의 상향 평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140cm 높이에 40kg의 경량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49자유도(DoF)를 구현해 인간과 유사한 유연성을 확보했다.
특히 핵심 부품인 ‘XG 고성능 관절 모듈’은 모터와 감속기, 센서를 하나로 통합해 130N·m 이상의 강력한 토크를 내뿜는다.
이는 로봇이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8.7KN의 외부 충격을 견디는 산업용 롤러 베어링을 통해 중공업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보장받는다.
두뇌 역할은 ‘이중 시스템 중앙 브레인’이 수행한다.
고차원적 전략과 경로를 짜는 ‘슬로우 시스템(Slow System)’과 100Hz 속도로 실시간 근육(모터)을 제어하는 ‘패스트 시스템(Fast System)’이 결합해, 인간의 추상적인 명령을 수행하면서도 조립 라인 위의 미세한 진동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3D 라이다(LiDAR)와 심도 카메라를 통한 다중 인식 시스템은 복잡한 공장 내부를 오차 없이 탐색하는 기반이 된다.
데이터 빗장 푼 ‘스타파이어’ 전략… 한국형 로봇 생태계에 던지는 시사점
XG는 단순히 하드웨어 판매에 그치지 않고 ‘스타파이어(STARFIRE)’라는 글로벌 에코 시스템 전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외부 제조사에 전면 개방해, 누구나 XG 로봇에 맞는 전용 공구를 만들어 파는 ‘플러그 앤 플레이’ 생태계를 지향한다.
또한 독자적인 로봇 학습 데이터 세트와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오픈 소스로 공개해 전 세계 개발자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로봇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데이터 물량 공세’와 ‘플랫폼 개방’ 전략이 국내 로봇 기업들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한 국내 로봇 공학 전문가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은 국내기업들도 우수하지만, 수만 가지 공정 데이터를 오픈 소스로 풀어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중국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라며 “우리도 개별 기업 단위의 개발을 넘어, 산업 현장의 실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공유하는 한국형 로봇 표준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Z1의 등장은 로봇이 단순히 ‘보는 기술’에서 ‘실제로 일하는 기술’로 진화했음을 상징한다. 6초 만에 공구를 바꾸며 공장을 누비는 바퀴형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는 이제 멀지 않은 미래가 아닌, 이미 현장에 도착한 현실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